NYT "반도체 열풍에 기술 패권 한국·대만으로…중국 소외"

NYT "반도체 열풍에 기술 패권 한국·대만으로…중국 소외"

김종훈 기자
2026.06.17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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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황 "더 만들어 주세요" 하이닉스 웨이퍼 사인…엔지니어 "돈 더 내세요"로 응수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전일 종가 대비 5.84% 오른 252만1000원에 마감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사진=뉴시스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전일 종가 대비 5.84% 오른 252만1000원에 마감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사진=뉴시스

메모리 반도체 분야 호황이 지속되면서 한국·대만이 기술 패권 경쟁의 중심에 섰으며 중국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NYT는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등 AI(인공지능) 개발 분야 대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확충에 나서면서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한국 SK하이닉스·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에 대한 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엔비디아의 블랙웰 같은 AI 칩은 대규모 연산을 처리하는 역할을, 메모리는 연산을 저장하는 역항을 수행한다. 최근 AI 모델이 거대해지면서 연산 정보 저장 기능이 매우 중요해졌다.

최첨단 메모리는 한국과 대만에 쏠려 있다. 첨단 메모리를 제조가 가능한 곳은 한국의 SK하이닉스·삼성전자, 그리고 대만에 공장을 둔 미국 마이크론 단 세 곳뿐이다. 10년 전만 해도 메모리 반도체는 값싼 공산품 취급을 받았으나 수요가 폭발하면서 올해 가격이 두 배 넘게 뛰었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2일 대만 컴퓨텍스 전시회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아 메모리 웨이퍼에 "더 만들어 주세요(Please make more)"라는 글을 남겼다.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의 현재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황 CEO의 글에 대해 SK하이닉스 부스에 있던 한 엔지니어는 "값을 더 내세요"라는 말로 응수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 엔지니어는 자신은 SK하이닉스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지금 반도체 호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NYT에 말했다.

NYT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나란히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한국은 미국 외 국가 중 처음으로 두 개 이상 기업이 동시에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한 나라가 됐다"고 했다. NYT는 "삼성,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직원들이 외제차를 집중 구매하고 있다"며 "한 결혼정보업체는 삼성전자 직원의 배우자 점수를 변호사, 의사 수준으로 높이기도 했다"고 했다.

미국 마이크론도 사무실과 주방, 임원 전용 주차장을 갖춘 기업 전용기 격납고를 아이다호에 건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중국의 빈 자리가 눈에 띈다"며 " 20년 전 스마트폰 붐은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미국의 관세와 기술 통제로 인해 AI 열풍에서 상당 부분 배제됐다"고 했다. 이어 "한때 중국 본토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고 엔지니어를 영입했던 한국, 대만 기업들이 이제는 독자적인 호황을 누리고있다"며 "이런 성공은 반도체에서 전력, 냉각 시스템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AI 개발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줄이거나 투자 속도를 늦춘다면 업황은 바로 꺾일 수 있다. AI 개발 기업들이 반도체를 사들이고, 반도체 기업이 다시 AI 개발 기업에 투자하는 순환 투자도 문제로 꼽힌다. 마이클 버리 같은 투자자들은 이런 순환 투자가 버블을 쌓고 있다면서 닷컴버블 수준의 심각한 침체가 찾아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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