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우여곡절 첫 회담서 "상당한 진전"… 호르무즈 소통채널 연다

양성희 기자, 백소희 기자,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6.23 04:10

"양국, 해협 안전통행 보장" 중재국 공동성명 통해 발표
레바논 문제로 한때 파행… 이란대표단, 협상장 이탈도
CNBC "핵협정 심도있는 논의 진행" 미국측 발언 전해

거친 말과 협상장을 이탈했다는 소식 등 균열이 또 있었지만 종전 MOU(양해각서)의 후속협상을 위해 스위스에서 마주앉은 미국과 이란의 첫 번째 회담에서는 '호르무즈해협 소통채널 구축' 합의 등의 성과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의 리조트에서 열린 종전협상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앞 왼쪽)과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반갑게 인사하는 가운데 그 모습을 J D 밴스 미국 부통령(뒤 오른쪽)이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뉴스1

22일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미국과 이란 협상대표단의 회담이 끝난 뒤 회담에 동참한 중재국인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공동성명을 통해 이같은 결과가 포함된 논의내용을 공개했다. 이란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역시 회담 직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우선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에서 분쟁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소통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중재국은 공동성명에서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기 위해 양측간 소통채널이 마련된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번 회담을 파행으로 몰고갈 뻔한 레바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구를 설치키로 했다. 중재국은 "레바논에서 군사작전 종료를 보장하기 위해 분쟁완화기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MOU를 바탕으로 양국이 조건을 이행하는지 감독할 위원회도 설립한다. 양국 협상대표단은 해당 위원회에 정기적으로 협상상황을 보고할 예정이다.

미국과 이란은 이번주에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회담을 이어가기로 했다. 60일 이내에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종전 로드맵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이를 위해 남은 기간에 속도감 있게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CNBC에 따르면 회담에 참석한 미국 측 관계자는 "핵협정의 모든 요소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고 이날 논의결과를 지속적인 기술적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의 석유수출 제한이 풀리고 봉쇄가 완화됐으며 동결됐던 일부 자산이 해제됐다"면서 "대규모 재건계획도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날 협상이 순조롭게 흘러간 것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고액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대리세력(무장정파인 헤즈볼라)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이란이 즉시 막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난주에 한 것처럼 이란을 다시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썼다.

그러자 스위스에서 이날 진행된 중재국 포함 4자협상이 80여분 만에 정회된 상태에서 이란대표단이 반발하며 협상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 협상단장을 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미국은 신중하게 발언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우리 군은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고 미국이 무슨 말을 하든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공동성명이 나온 것과 외신보도를 보면 전날(21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마라톤 협상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도 협상상황 보도에 따라 출렁거렸다. 브렌트유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파행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80달러 선 위로 올라갔다가 일정 성과가 알려지자 다시 79달러대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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