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의 한 목장에서 탈출한 뒤 행방이 묘연했던 기린이 약 2주 만에 발견됐다.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스4 샌 안토니오, ABC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실종됐던 기린 그레이시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 텍사스주 힐 컨트리 인근 상공을 수색하던 헬리콥터에 포착됐다.
리얼 카운티 경찰인 네이선 T. 존슨은 "그레이시는 발견 당시 통통하고 행복해 보였다"며 "'잡을 테면 잡아봐, 바보들아'라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존슨은 발견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이 지역에는 깊은 협곡이 있고 숲도 우거져있어서 아무리 큰 기린이라도 참나무 숲 아래나 피칸나무가 많은 곳 등에 숨어있으면 발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발견 직후 그레이시를 길러온 목장 주인 빅 존스(72)에게 연락했다며 "담당 수의사와 함께 그레이시를 안전하게 포획해 집으로 데려오기 위한 팀을 구성 중"이라고 밝혔다. 진정제 투여 후 안대를 씌우고 기린 전용으로 제작된 높은 트레일러에 태워 목장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레이시는 지난달 텍사스주 샌 안토니오 서부의 시더 할로우 목장에 온 암컷 그물무늬 기린으로, 키 3.3m, 몸무게 450㎏에 달한다. 지난 12일 목장에서 탈출한 뒤 실종됐다. 그레이시는 울타리가 없는 바위로 된 산비탈을 올라갔다가 열려 있던 목장 문틈을 비집고 탈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목장주 존스는 그레이시를 찾기 위해 드론과 헬리콥터를 띄워 약 3000헥타르에 달하는 지역 수색에 나섰다. 포상금 5000달러(한화 약 770만원)까지 내걸고 주민 2700여 명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약 2주간 그레이시를 찾지 못했다.
그레이시가 발견된 곳은 목장 남쪽 약 6.4㎞ 지점의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근처에는 연못과 개울이 있고 먹을 것이 풍부한 덤불 속이었다. 그레이시는 이곳에서 약 1주일간 머문 것으로 추정됐다. 발견 당시 그레이시는 꼬리를 흔들며 태연하게 풀을 뜯고 있었다.
텍사스 중부 내륙 구릉 지대인 힐 컨트리는 온화한 기후와 험준한 지형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에서 가장 많은 희귀동물 사육지가 있는 곳 중 하나다. 앞서 원숭이, 얼룩말, 누, 물소 등 외래종 야생동물들이 실종된 바 있으나 기린 실종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린이 실종됐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은 "키가 3.3m나 되는 기린을 어떻게 잃어버릴 수가 있지?" 등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목장 측은 "이제 그레이시가 바위 산비탈로 탈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니 그쪽에 울타리를 설치하겠다"며 "울타리가 완성될 때까지 그레이시는 목장 내 우리에서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