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m 인공폭포' 앞 명품 패션쇼..."사람 죽어가는데 물 펑펑" 공분

김소영 기자
2026.06.29 14:51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폭염에 시달리는 파리 한복판에 거대 인공폭포를 설치해 패션쇼를 열었다가 비판에 직면했다. /로이터=뉴스1

유럽을 강타한 역대급 폭염으로 프랑스에서만 예상보다 약 1000명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세계적 명품 기업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파리 한복판에 거대 인공폭포를 설치해 패션쇼를 열었다가 비판에 휩싸였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인디펜던트 등 보도에 따르면 LVMH는 지난 23일 시작된 파리 패션위크 행사에서 유명 음악가이자 디자이너인 퍼렐 윌리엄스의 2027년 봄·여름(S/S) 남성복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번 쇼는 도심 한가운데 해변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LVMH는 고운 모래로 뒤덮인 런웨이 뒤로 높이 8m, 폭 37m 규모 대형 인공폭포를 설치해 마치 파도가 쏟아지는 듯한 화려한 무대를 연출했다.

그러나 패션쇼 개최 장소가 연간 1만2000명 학생이 거주하는 대규모 주거 단지인 파리국제대학촌 앞마당인 데다 프랑스 전역이 낮 기온 40도를 웃도는 유례없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와중이라 정치권과 시민의 공분을 샀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폭염에 시달리는 파리 한복판에 거대 인공폭포를 설치해 패션쇼를 열었다가 비판에 직면했다.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기숙사 거주민들은 패션쇼 때문에 몇 주간 일부 시설을 이용할 수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 학생은 "우리의 열악한 주거 환경과 생활 방식을 루이뷔통이 만든 화려한 폭포와 비교하면 극심한 모순을 느끼게 된다"고도 했다.

LVMH는 파리국제대학촌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설치한 구조물이라는 입장이다. '자원 낭비' 지적 관련해선 "물은 파리시 용수를 공급받아 외부 유출 없이 내부에서만 순환하는 시스템을 통해 하수로 되돌려 보냈다"고 설명했다.

런웨이에 깔린 모래 역시 기숙사 내 비치발리볼 경기장과 재활용 업체 등에서 재사용될 예정이다. 파리국제대학촌 측은 이번 패션쇼 개최를 대가로 LVMH로부터 받은 후원이 기숙사 재정난 해소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1일 이후 유럽에서 폭염과 관련해 평년보다 13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파리는 지난 24일 6월 역대 최고 기온인 40.9도를 기록했다. 파리 경찰청은 폭염으로 급증하는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26일 오후부터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를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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