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길에 당초 계획과 달리 전용기를 갈아탄 배경에는 이란의 암살 위협이 있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암살 위협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전용기를 바꿔 탄 직접적인 이유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구형 에어포스원을 타고 떠난 뒤 영국 밀든홀에 착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국서 튀르키예로 향할 때 카타르에서 선물받은 신형 전용기(에어포스원)를 탔지만 귀국할 때 구형을 이용하면서 의문을 자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기지에 대기하고 있던 신형 전용기로 '환승'한 뒤 워싱턴DC로 돌아갔다. 신형 에어포스원은 카타르가 지난해 미국에 선물한 4억달러 상당의 보잉747기다. 미국 국기를 상징하는 빨강, 흰색, 짙은 남색과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금색으로 도색돼 있다.
이란의 암살 위협에 대비해 전용기를 바꿔 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실제 나토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사이 이란과의 협상이 결렬되고 하메네이 장례식이 치러지며 이란에 반(反)트럼프 정서가 커졌다.
안보 전문가들은 신형 전용기의 보안 취약성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신형 에어포스원의 개조 작업이 너무 빠르게 진행돼 구형만큼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나토 정상회의가 끝난 후 "나는 이란 암살 대상에서 1순위"라며 암살 위협을 인정하는 듯 말했다. 단 이것이 전용기를 갈아탄 이유라고 인정하진 않았다. 그는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신형 에어포스원은 먼저 밀든홀 공군기지로 보내 미군 장병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위대한 군인 영웅들에게 공군 전력에 새롭게 추가된 아름다운 항공기를 감상할 기회를 주기 위한 매우 가치 있는 여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비행경로는 거의 변경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밀든홀에 내린 후 짧은 연설 도중 보안 문제가 있었냐는 질문에도 "없다. 왜 그런 문제가 있겠냐"며 부인했다.
하지만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전용기에 탑승했던 기자들은 튀르키예에서 영국으로 가던 구형 에어포스원 안에서 창문 가리개를 닫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한 기자가 이유를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파렴치한 인간들 때문에 위험한 비행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미 대통령 전용기는 도청 방지를 위한 통신 개조, 미사일 방어 능력 등 보안을 위한 개조 작업이 필요하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이 비용에 10억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