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 수요 증가와 산업 구조 대전환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를 계기로 미국을 중심으로 원전과 발전·송배전 등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형 원전 시공 실적을 보유한 건설사를 중심으로 신규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단순 시공을 넘어 에너지 사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갖춘 DL(42,500원 ▼1,800 -4.06%)그룹의 경쟁력에도 주목하고 있다. 사업 개발부터 금융 조달, 설계·조달·시공(EPC), 운영, 유통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바탕으로 에너지 대전환의 구조적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DL그룹은 에너지 사업 개발과 시공, 운영, 유통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기반을 갖추고 있다. DL에너지가 에너지 사업 개발과 금융 조달, 운영을 맡고 DL이앤씨(61,900원 ▲2,200 +3.69%)는 국내외 플랜트와 원전 EPC 등 시공 역량을 담당한다. ㈜대림은 에너지 물류와 트레이딩 기능을 수행한다.
DL에너지는 2014년 포천 LNG복합화력발전소 상업운전을 시작으로 에너지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현재 미국과 한국, 파키스탄, 칠레, 요르단, 호주 등 주요 국가의 발전소에 투자하며 글로벌 에너지 디벨로퍼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축적해왔다. DL에너지는 2019년 미국 미시간주 나일즈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투자에 참여하며 현지 발전 시장에 진출했다. 발전용량 1085MW 규모의 나일즈 발전소는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건설과 상업운전까지 완료한 프로젝트다.
2022년에는 펜실베이니아주 페어뷰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지분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페어뷰 발전소의 발전용량은 1055MW다. 두 발전소는 높은 발전효율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운영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DL에너지는 가스복합과 석탄, 중유 발전뿐 아니라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개발·운영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연료전지와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발전 프로젝트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다양한 발전원에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그룹 내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DL이앤씨는 에너지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대형 원전과 석탄화력, 정유 플랜트 분야를 넘어 SMR,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암모니아 등 미래 에너지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SMR 분야에서는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와 협력하며 4세대 SMR 기술과 EPC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최근 엑스에너지와 SMR 표준화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SMR 표준화 설계는 발전소 내 주요 설비의 구조와 상호 연계 방식을 구체화하는 작업으로 향후 건설의 기반이 되는 핵심 단계다. 국내 건설사가 SMR 표준화 설계를 직접 수행하는 것은 DL이앤씨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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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에너지는 기존 경수로와 달리 헬륨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4세대 SMR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완성된 설계는 2030년 가동 예정인 초도호기를 시작으로 후속 프로젝트에 적용될 예정이다. 엑스에너지는 2024년 아마존의 투자와 협력을 바탕으로 5GW 규모의 SMR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영국 에너지 기업 센트리카와도 6GW 규모 원전 개발을 위한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미래 대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암모니아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세계 최대 규모로 꼽히는 사우디 마덴 암모니아 생산시설을 연이어 수주해 성공적으로 준공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청정수소 경제 전환 과정에서 암모니아가 핵심 운반체로 주목받는 만큼 글로벌 라이선서와의 협력을 통해 수소·암모니아 전환 기술 관련 사업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DL그룹 관계자는 "그간 미국 시장에서 인수합병(M&A)과 사업 개발, 시공, 운영을 수행하며 차별화된 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해왔다"며 "그룹이 보유한 에너지 인프라 디벨로퍼 역량을 기반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