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의 한 장기근속 계산원이 퇴직연금만 약 15억원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코스트코 매장에서 약 40년간 근무한 계산원 토니 바자르(60) 사례를 소개하며 코스트코의 장기근속 정책을 조명했다.
바자르는 1986년 코스트코 전신인 프라이스클럽에 입사해 카트 정리와 진열 업무를 거쳐 현재 셀프 계산대를 담당하고 있다. 여러 차례 관리직 승진 제안을 받았지만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일이 적성에 맞다"며 모두 거절했다.
현재 바자르의 시급은 32.90달러로 미국 계산원 평균 시급보다 약 70% 높다. 퇴직연금 계좌에는 100만 달러(약 15억원) 이상 적립돼 있다.
회사가 제공하는 건강보험 덕분에 일반 진료 본인부담금은 15달러, 전문의 진료는 25달러 수준이다. 지난해 아내가 뇌종양 3기 진단을 받아 세 차례 수술을 받았을 때는 의료보험으로 수술비 전액을 지원받았고, 바자르는 병간호를 위해 1년간 유급휴가를 사용했다.
바자르는 안정적 소득과 복지를 바탕으로 2009년 수영장이 있는 3베드룸 주택을 마련했고, 최근 10년 동안 가족과 두 차례 유럽 여행도 다녀왔다.
코스트코는 장기근속 직원을 단순 반복 업무를 수행자가 아니라 회사 운영 노하우와 기업 문화를 다음 세대에 전수하는 핵심 자산으로 본다. 승진을 원하지 않는 직원은 오래 근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마련했다.
또 코스트코는 높은 임금과 복지가 장기적으로는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장기근속자가 늘어나면 인건비는 증가하지만 직원 채용과 교육, 잦은 이직으로 인한 공백 비용과 낮은 숙련도로 인한 실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바자르도 빠른 업무 처리 능력과 친절한 응대로 셀프 계산대 운영의 핵심 인력으로 꼽힌다. 코스트코 계산원은 시간당 평균 고객 57명을 응대한다. 숙련된 계산원은 시간당 70명 안팎까지 처리한다. 계산 오류를 줄이고 대기 시간을 단축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도 크다.
실제 코스트코 입사 1년 후 이직률은 약 7%로 미국 소매업 평균보다 크게 낮다. 맥킨지는 2023년 소매업체 100여 곳을 분석한 결과 직원 만족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고객 만족도도 높았으며 직원 1명이 퇴사할 경우 평균 1만달러(약 15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러한 전략은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코스트코 월 순 매출은 올해 들어 전년 동기 대비 매달 9~15% 증가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약 40달러였던 주가는 최근 950달러를 넘어서며 약 23배 상승했다.
게리 밀러칩 코스트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 내 시간제 직원 가운데 수천 명이 퇴직연금 계좌에 100만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며 직원에 대한 투자가 장기근속과 경험 축적으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비용 절감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