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산업 활황 속에 주목받는 데이터센터에 대해 미국에선 주민들의 반발로 건설에 제동이 걸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뉴욕주의 캐시 호컬 주지사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신설을 1년간 한시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대상은 전력 사용량이 50MW(메가와트) 이상인 신규 데이터센터다. 주지사는 "데이터센터 개발이 전기요금 상승과 자원고갈, 주민들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AI보안기업 텐에이랩스(10a labs)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미국에서 중단되거나 지연된 데이터센터 건설계획은 최소 75건으로 1300억달러 규모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집계된 1560억달러(약 230조원) 수치에 근접하는 규모다.
메인주에선 지난 4월 데이터센터 설립을 금지하는 법이 미국 최초로 주의회를 통과했으나 재닛 밀스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부결됐다. 펜실베이니아주 아치볼드에선 데이터센터 6개가 건설될 예정이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지역의회에서 부결됐다. 주민들은 데이터센터가 5만명분의 물을 쓰면서 고용하는 인원은 단 10명이라며 "21세기형 자원약탈"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와 입소스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같은 속도의 데이터센터 건설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3분의1에 불과했다. 대다수는 자신의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데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 건설을 반대하는 주요 이유는 막대한 에너지비용과 지역 상수도 고갈우려가 큰 데 비해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 기여는 많지 않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는 전력수요 급증으로 전력망에 부담을 키우고 전기료를 올릴 수 있다. 또 거대한 서버를 과열 없이 가동하기 위해 설치하는 증발식 냉각장치에 막대한 물이 필요해 주민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환경문제도 있어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데이터센터 132개에 연결된 1만500개의 발전기가 평균 주 1시간 미만으로 가동돼도 대형 가스화력발전소 5개 규모의 오염물질을 방출한다.
데이터센터의 고용창출 효과는 상대적으로 낮다. 인디애나주에 메타가 짓는 10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는 완공 후 3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투자액 3300만달러(약 492억원)당 일자리 1개 수준이다.
데이터센터 건설논란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공화당 소속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공공시설업체가 AI 인프라 비용을 주민들에게 전가하는 것을 금지하는 주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