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인공지능(AI) 주도권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소버린 AI 연합이 16일 공식 출범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를 대규모로 확보해 '피지컬 AI' 개발에 나선단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도쿄에서 일본판 피지컬 AI 육성 계획을 공개했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 '루빈' 약 2만7500개를 조달한단 방침이다. 국가 차원에서 확보하는 AI 반도체 규모로는 세계 최대 수준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신설 기업 노에트라는 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확보한 GPU를 활용해 로봇과 산업용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 개발을 추진한다. 데이터센터 구축은 2027년 4월 시작해 2028년 6월 가동을 목표로 한다.
노에트라는 소프트뱅크, 소니그룹, NEC, 혼다 등 일본 기업 44곳이 출자했다. 일본 정부 역시 이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 3월까지 3873억엔(약 3조7000억원)을 편성했다. 장기적으론 1조엔 규모의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노에트라는 내년 3월까지 첫 AI 모델을 공개하고 이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일본이 자체 AI 개발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AI 패권 경쟁에서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다. 일본은 세계적인 산업용 로봇 강국이지만 AI 모델 개발 분야에서는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노에트라의 탐바 히로노부 사장은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일본과 다른 국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진정한 제3의 AI 옵션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도 일본의 피지컬 AI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방문 중 "이번주는 재팬 AI의 막이 오르는 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에는 훌륭한 아이디어가 많지만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며 "자동화와 AI, 로봇 기술을 통해 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2040년 약 60조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단 목표를 세웠다.
다만 일본의 AI 인프라 투자는 글로벌 경쟁과 비교하면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향후 수십만개 규모의 엔비디아 루빈 칩을 활용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