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차량 돌진 '21세 용의자' 지명수배…'이슬람 극단주의' 연계 추정

정혜인 기자
2026.07.26 16:50

(종합) 사망자 1명 등 17명 사상, 부상자 일부 위독 상태…
용의자, 검은 머리·키 190cm 장신의 마른 체형…
'흉기 피해' 부상자도 나와, 2차 공격 여부도 조사

2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성소수자 행사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남성 /로이터=뉴스1

독일 베를린의 성소수자 행사장에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차량 돌진 사건의 용의자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연계 추정 21세 남성으로 특정됐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베를린 경찰은 이날 압둘 B라는 이름의 21세 남성을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특정하고, 지명수배했다. 경찰은 "용의자는 키 190cm가량의 장신에 마른 편이고, 검은 머리"라며 "검은색 후드티에 흰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의자가 무장 상태일 수 있다"며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라고 경고했다. 현지 경찰은 앞서 용의자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된 인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흉기 공격 등 2차 공격 여부도 조사 중이다. 플로리안 나트 베를린 경찰 대변인은 "여러 사람이 흉기에 찔려 다쳤다는 목격자 진술이 있었다"며 "일부 목격자는 검은 옷을 입고 마체테(정글에서 사용하는 대형 칼)를 들고 있는 남자를 봤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AFP통신은 경찰이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한 명 이상일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2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CSD) 성소수자 행사장에 차 한 대가 돌진해 최소 1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사진은 현지 소방당국이 사상자들을 이송하는 모습. /로이터=뉴스1

베를린 현지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경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CSD) 행사 참가자들의 행진 경로 인근 티어가르덴 공원에 흰색 차 한 대가 돌진해 산책하던 여러 명을 들이받은 뒤 나무와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최소 1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쳤다. 특히 부상자 중 3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한다. 로이터는 사상자 수를 최소 1명 사망, 17명 부상으로 전했다.

용의자는 범행 직후 도주했다. 독일 타블로이드 신문 빌트는 목격자를 인용해 "차량은 밴이었고, 한 남성이 차에서 내려 도보로 도주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초기 발표에서 "현장에 도착했을 때 차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현재 범인을 추적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 발생 후 경찰과 주최 측은 안전상 이유로 행사를 취소했다. 경찰은 참가자들에게 즉시 행사장을 떠날 것을 당부했고, 인명 피해가 발생한 구역을 전면 통제했다. 행사 참가자인 줄리안 메티그는 로이터에 "오늘은 퀴어(성소수자) 커뮤니티에 가장 비극적인 날 중 하나로, 개인적으로 절대 겪지 않았던 날이었다"며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2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CSD) 행사장에 돌진한 차의 모습 /사진=X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 행사는 매년 여름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규모의 성소수자 행사로, 1969년 미국 뉴욕의 크리스토퍼 거리에 위치한 술집 '스톤월 인'에서 일어난 성소수자 인권 운동 '스톤월 항쟁'에서 유래했다. 1979년 서베를린에서 약 400명이 참여한 소규모 시위에서 시작된 이 행사는 현재 베를린의 핵심적인 문화·정치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고, 매년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몰린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용의자들을 엄벌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성명에서 "이 끔찍한 행위가 철저히 조사되고 처벌받을 수 있도록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며 자신과 알렉산드로 도브린트 내무장관이 관련 수사 상황을 지속해서 보고받고 있다고 밝혔다.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은 SNS(소셜미디어) X에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의 자유롭고 개방된 사회에 대한 공격"이라며 "관용적이고 평화로운 베를린을 모인 집회가 잔혹하게 공격받았다"고 규탄했다.

한편 독일에서는 최근 몇 년간 차량 돌진 인명 피해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 남성이 라이프치히의 도심 보행자 전용 구역으로 차를 몰고 돌진해 2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에는 아프가니스탄 국적자가 뮌헨에서 열린 노조 시위 현장으로 차를 몰고 돌진해 어린이를 포함해 2명이 사망하고, 40명 이상이 다쳤다.

2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성소수자 축제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 행사가 열리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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