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광장비도 中 굴기… ASML 독점 깨지나

백소희 기자, 베이징=안정준 특파원
2026.07.30 04:04

中 기업 침지형 DUV 자체생산… EUV 시장 변화 가능성
ASML 주가 연일 하락… 美주도 기술통제 부작용 보여줘
다만 실제 대체까지는 시간… "격차해소 최소7년 걸릴 것"

미국 오리건주 힐스보로 인텔에 위치한 ASML의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인텔 파운드리는 미국 오리건주 힐스보로 R&D 사이트에서 업계 최초 상업용 '고개구율(High Numerical Aperture, High NA) 극자외선(Extreme Ultraviolet, EUV)' 노광장비(리소그래피 스캐너) 조립을 완료했. /사진=로이터

중국이 침지형 DUV(심자외선) 노광장비 생산에 착수하면서 네덜란드 ASML이 오랜기간 독점한 관련 시장에도 균열이 생길지 주목된다. 이 영향으로 ASML 주가가 연이틀 하락한 가운데 중국 관영언론은 중국을 첨단기술에서 배제하려는 미국 주도의 '디커플링 전략'이 추진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27일 창신메모리(CXMT)가 상장 첫날 466% 폭등하는 등 중국은 반도체 자립의지를 키워간다.

29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상하이 소재 국영기업이 침지형 DUV 노광장비 생산을 시작하자 "이번 기술적 도약은 중국이 외부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국영기업은 올해 생산되는 장비 약 5대를 중국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 SMIC, 화훙반도체, CXMT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 침지형 DUV 자체생산'을 처음 보도한 곳은 미국 기술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인데 회사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후 로이터통신은 상하이에 소재한 아이성나전자기술그룹이 해당 장비의 양산을 주도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중국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해당 보도에 대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보도의 영향으로 ASML 주가는 네덜란드 증시에서 지난 27일 8.52% 급락하고 28일에도 2.90% 하락했다.

노광장비는 빛을 이용해 웨이퍼 위에 미세한 회로패턴을 그리는 반도체 핵심설비다. 회로선폭에 따라 EUV(극자외선)와 DUV로 나뉜다. DUV는 EUV보다는 해상도가 낮지만 자동차, 가전제품, 의료기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하다. 침지형 DUV는 한 단계 더 나가 렌즈와 웨이퍼 사이에 물을 채워 해상도를 높인 장비다. 침지형 DUV 생산은 최첨단 칩 생산에 필수인 EUV 기술개발을 위한 중간단계로 여긴다. EUV는 1대 가격이 2억달러 넘는 반면 침지형 DUV는 약 9000만달러다.

중국이 자체 기술력 개발에 몰두한 배경엔 미국의 수출제한이 있다.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는 ASML의 노광장비 장비에 크게 의존한다. 그런데 미국은 네덜란드 등 동맹국에 국가안보를 이유로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통제를 요구해왔다.

이에 ASML이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장비는 자사 최고사양의 모델보다 8세대 이상 뒤떨어진다. 중국이 노광장비 자립을 시작하면 ASML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29일 논평을 통해 중국 내 DUV 생산보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ASML 등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대규모 시가총액 증발은 서방 투자자들의 기술봉쇄 효과에 대한 맹신이 흔들린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대중국 첨단기술 차단전략에 대해 "이들은 기술봉쇄가 본질적으로 상호 파괴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보도에도 중국산 장비가 ASML 제품을 대체하긴 아직 이르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마사히로 와카스기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ASML과 기술격차를 해소하는 데는 7~10년이 걸리고 장비를 교체하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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