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타 사태' 놀란 유럽, 국경에 더 강한 빗장 채운다

조한송 기자, 김종훈 기자
2026.08.05 04:10

이탈리아, 스페인에 한달간 'EU 자율이동' 솅겐 적용 중단
英선 망명금지 군사작전 목소리… "EU 이기주의" 반발도

북아프리카의 스페인령 세우타로 6만여명의 모로코 이주민이 몰려든 후 반이민 정책기조가 유럽대륙 전반으로 확대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EU 차원의 긴급회의를 하루 앞두고 스페인령 세우타로 이주민이 몰려드는 현상을 막기 위해 EU가 국경을 더욱 강화하고 모로코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모로코에서 스페인령 세우타로 넘어온 이주민들이 3일(현지시간) 식량을 배급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세우타(스페인) AP=뉴시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모로코는 밀입국 및 불법이민 퇴치노력에서 특히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며 "스페인과의 협력, 특히 세우타 및 멜리야와 관련된 모든 사안에서 국경관리 조기경보 시스템을 강화하고 모로코에 대한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U 내 이주민 문제는 100만명 이상의 난민과 이주민이 유럽에 도착한 2015~2016년 난민위기 이후 정치적 분열이 가장 심한 이슈 중 하나다.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EU 영역인 세우타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는 EU 전역에 경종을 울렸다.

강경우파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EU 회원국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협정을 스페인에 한 달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EU 27개 회원국 중 22개국은 EU 외곽의 국경을 강화하기 위한 공조를 촉구했다. EU를 탈퇴한 영국에서도 국경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우파정당인 영국개혁당은 군사작전을 통해 망명 신청자들을 막겠다고 밝혔다.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는 이날 소형 보트를 타고 도착하는 망명 신청자들을 차단, 프랑스로 돌려보내는 내용의 이른바 '포트리스작전' 정책을 발표했다.

이같은 EU의 움직임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일부 EU 국가가 이기적이고 분열을 조장하며 불법적인 방식으로 대응한다"고 반박하며 "세우타 당국이 큰 부담을 떠안은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비난이 아니라 유럽의 연대"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우타는 북아프리카에 있는 스페인 영토로 지브롤터해협을 끼고 스페인 본토와 마주하며 모로코의 북단에 자리한다. 북대서양과 지중해를 잇는 지브롤터해협의 관문 같은 위치여서 고대부터 해상 요충지로 꼽혔다. 15세기 초 포르투갈 국왕 주앙 1세가 세우타를 점령한 뒤 16세기에 주인이 스페인으로 바뀌었다. 1640년 포르투갈이 독립 전쟁을 일으켰을 때 세우타 귀족과 주민들은 스페인에 남기로 결정했고 1668년 리스본조약을 통해 공식적으로 스페인 영토가 됐다. 1956년 스페인 식민지에서 벗어난 모로코가 세우타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했지만 스페인은 이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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