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광통신 설비 부품에 대한 수입 제재를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부문 최대 수출 기업인 중국 기업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로이터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 FCC가 중국산 신형 광통신 데이터 부품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올해 안으로 수입 금지 조치를 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조치가 보류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수입 금지 제재가 실행된다면 세계 최대 통신 송수신기 모듈 제조·판매 기업 중국 중지 이노라이트가 직접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6월 이노라이트를 중국군 연계 기업 명단에 올렸다. 해당 명단에 이름이 오른 기업은 미 국방부와 계약할 수 없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 데이터센터를 해킹하거나 (미국 AI 기업들의) 서비스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 기술이 미국의 첨단 산업 공급망에 침투하지 못하게 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 보도 이후 미국 광통신 설비 기업 코히어런트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12.35% 상승한 주당 323.73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 루멘텀 홀딩스 주가도 8.92% 상승했다.
중국산 광통신 부품 수입이 금지될 경우 초대형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미국산 등 상대적으로 비싼 부품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주미 중국 대사관은 중국 기업을 겨냥한 비방과 제재 위협을 중단할 것을 미국 측에 촉구하는 한편 국익에 피해가 있을 경우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 내 대중국 강경파 인사들이 화웨이 같은 사례는 다시 없어야 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때부터 미국에서 화웨이 제품 입지를 대폭 줄이겠다며 강력한 제재를 부과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화웨이 제품이 확고히 자리를 잡은 상황이라 제재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FCC가 지난달 28일 외국산 첨단 로봇과 전력 인버터를 수입 금지 품목으로 지정한 것도 같은 이유다. FCC가 수입 금지 대상을 "외국산"으로 뭉뚱그렸지만 실상은 중국 기술 견제를 위한 조치였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미래 산업 분야로 꼽힌다. 인버터는 데이터센터 건립에 반드시 필요한 부품 중 하나다. 모두 중국 시장 점유율이 높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중국 스타트업 유니트리가, 태양광 발전 설비 인버터 시장은 중국 화웨이와 선그로우가 선두주자로 꼽힌다. FCC는 외국산 로봇·인버터 수급을 수입에 의존할 경우 국가안보에 상당한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