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견제' 핵심광물 투자 계획 발표…고려아연, 대표 사례로 지목

정혜인 기자, 김종훈 기자
2026.08.09 11:51

미 상무장관,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성공 사례로 고려아연 언급

/로이터=뉴스1

미국이 중국 공급망 무기화 견제 목적의 핵심 광물 투자 계획을 발표한 자리에서 한국 고려아연을 외국 기업의 대표 대미(對美) 투자 사례로 언급했다.

7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롤콜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광산업체 관계자들과의 원탁회의에서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의 중요성과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정책에 따른 대미 투자 활성화 사례를 설명하며 고려아연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핵심 광물은 경제적 문제를 넘어 국가안보 문제와 연결된다. 우리가 첨단 제조업, AI(인공지능), 반도체, 에너지, 국방 분야에서 선두를 유지하려면 우리 산업의 기반이 되는 원자재를 해외 적대국에 의존해서도 안 된다"며 "이런 이유로 대통령이 공급망 재건을 지시하고 행정부와 우리 부처(상무부)의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워드 장관은 "우리의 목표는 아주 간단하다. 미국에서 채굴, 정제, 제조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철강, 알루미늄, 구리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의 핵심"이라며 "우리는 고려아연에 74억달러(10조4414억원)를 지원해 미국에 핵심 광물 제련소를 짓도록 했다"고 전했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에 핵심 광물 11종을 포함한 비철금속 12종과 반도체황산 등을 생산하는 대규모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는 74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를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워드 장관의 해당 발언에 "대성공"(Great success)이라고 맞장구치는 등 흡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라스베이거스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해리 리드 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걸어가며 손짓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中 의존 없도록"…핵심 광물 공급망에 4조 이상 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핵심 광물 개발을 목적으로 한 30억달러(약 4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중국의 희토류 및 핵심 광물 수출 통제에 맞서 미국이 추진 중인 '광산에서 자석까지'(mine-to-magnet) 공급망 구축을 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미래에 필요한 자원을 적대적인 외국에 다시는 의존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우리는 광부들을 다시 일터로 복귀시키고 있고, 세계 광물 강대국이라는 미국의 정당한 지위를 되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번 투자는 전쟁부(국방부)와 에너지부,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실행된다. 차세대 배터리 소재 스타트업 실라 나노테크놀로지의 투자액은 14억달러(3조3800억원)로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투자 비중을 차지한다. 실라 나노테크놀로지는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 진 베르디체프스키가 창업한 기업으로, 고성능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해 리튬이온 배터리 성능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투기, 우주선에 사용되는 고급 알루미늄 합금과 희토류 광물 스칸듐 공급망 확보를 위해 호주 광물탐사 기업 선라이즈 에너지 메탈스에 4억달러(5600억원)가 투입된다.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고 영구자석을 생산하는 미국 기업 나일론 마그네틱스에도 1억5000만달러(2100억원)가 들어간다. 20억달러에서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은 희토류 광산 개발 기업, 배터리 기업과 광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미국 내 14개 광산업 전문학교에 배정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이 광물 탐사 개발 기업 아이반호 일렉트릭의 구리 개발 프로젝트에 10억달러(1조4000억원) 규모 자금조달을 지원하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국무부 원탁회의는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미국 내 핵심 광물 개발, 가공을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을 보여주는 자리였다"며 "희토류는 여전히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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