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미 무기 부족' 최대 피해…주한미군, 北 대응 전력 약화 우려"

정혜인 기자
2026.08.09 15:10

[미국-이란 전쟁] 미 당국자 "무기 재고, 위험한 수준"
"亞·유럽 내 미군 전력 약화, 중·러에 기회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이란 전쟁으로 미국의 무기 재고가 위험한 수준까지 줄어들며 아시아와 유럽 내 전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중국과 러시아가 전략적 이점을 얻을 것이라며 북한과의 유사시 주한미군이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 전쟁으로 미군 무기 재고가 고갈돼 아시아와 유럽에 배치된 물량까지 중동으로 차출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군은 이란과 전쟁으로 한 발에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미사일을 수천발 소진했다. 해당 미사일은 전 세계 공급업체에서 생산하는 정밀 부품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생산에 수년이 걸려 단기간 내 생산량 확대가 어렵다. 이 때문에 미국은 자국 내 무기 재고와 중동에 보낼 물량 확보를 위해 아시아와 유럽에 대한 일부 미사일 납품을 연기하고, 해당 지역에 배치한 군사자산을 중동으로 이동시켰다.

미 당국자는 NYT에 "전쟁부(국방부)는 대(對)이란 작전으로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서 함정, 항공기, 방공 부대를 중동으로 급파했고, 이는 장비 유지보수와 장병 사기에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쳤다"며 "그 결과 유럽과 아시아 지역 내 미군 전력은 약화했고, 미군 및 정보당국 내부에서 이런 변화가 가져올 장기적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톰 카라코 선임연구원은 미군의 탄약 재고 부족에 대해 "수십 년간 구축해온 재래식 억지력을 무너뜨릴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이런 상황은 중국과 러시아의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군의 전력 재건에 수년이 걸린다는 점을 파악하고, 이들이 원하는 시점에 매우 의도적이고 대담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다.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경북 성주에 있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발사대 6기가 중동지역으로 반출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3월11일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방공 무기체계인 패트리엇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다. 최근 미국은 주한미군의 지대공 방공 무기 패트리엇(PAC-3)에 이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장비 일부까지 중동으로 차출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2026.3.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주한미군 취약 우려" 트럼프, 전쟁 전 '무기 재고' 경고 무시

NYT는 이란 전쟁 장기화로 미군 무기 재고 문제가 지속하면 아시아가 가장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아시아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 장거리 무기를 배치해 왔다. 하지만 이란 전쟁 이후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란 전쟁을 위한 주요 탄약 공급처가 됐고, 아시아에 배치됐던 장거리 미사일을 중동으로 대량 재배치됐다.

주한미군의 방어 능력 약화 우려도 등장했다. 한 미 당국자는 NYT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지역에 배치됐던 수백 대의 최첨단 방공 요격기가 중동으로 재배치됐다"며 "미 국방부가 전술 감시 자산을 중동으로 재배치하고 방공망을 (아시아에서) 철수함에 따라 북한과 전쟁이 벌어질 경구 한국 주둔 미군이 이전보다 취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군은 이란 전쟁에서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1500발을 사용했고, 현재 재고는 1700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재고 회복까지는 2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추산됐다.

미 당국자 2명에 따르면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이란 전쟁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군 무기 재고가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이미 바닥이 드러난 상태로,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되면 재고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조기 종료될 것이라고 믿고 대이란 작전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적으론 무기 재고 부족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NYT는 우크라이나에서 이미 방공 미사일 등 무기 부족 문제가 드러났고, 트럼프 대통령이 군수업체에 생산 가속화를 촉구하는 것도 무기 재고가 심각한 수준으로 고갈됐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입수한 국방부 메모에 따르면 스티브 파인버그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 5일 방산업체에 오는 21일까지 생산 확대 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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