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오르락 내리락'에 "한국 증시 무서워"…짐 싼 외국인, 대만으로

백소희 기자
2026.08.12 11:10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92.97포인트(1.47%) 오른 6438.5에 출발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2.99포인트(0.35%) 내린 854.85,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시간 기준 1412.9원에 출발했다./사진=이영환

지난달 글로벌 증시를 끌어내렸던 인공지능(AI) 매도세가 지나간 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높은 한국 증시 대신 대만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 가권지수는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17억달러를 순매수하면서 6주 연속 매도세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62억달러를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AI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는 가운데 해외 투자자들이 변동성 부담을 피하기 위해 대만 증시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대만 모두 AI 수혜 시장으로 분류되지만 대만 증시는 상대적으로 레버리지 의존도가 낮고 투자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스피 지수는 경기 변동에 민감한 반도체 메모리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높다. 대만도 파운드리 TSMC 비중이 크긴 하지만 하드웨어 공급망 전반에 걸친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단 평가다.

미국 자산운용사 그랜섬 메이오 반 오터루(GMO)의 워렌 치앙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이폰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은 대만에서 생산된다"며 "시장은 세계 경제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겠지만, 근본적인 관점에서 볼 때 지나치게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단종레' 뇌관된 코스피…실적 안정성도 대만이 우위

코스피에서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뇌관이 됐다. 레버리지 ETF는 수익률을 증폭하기 위해 기초자산 주식과 파생상품을 함께 매수하는데 매일 리밸런싱 거래를 가동하면서 변동성을 증폭시켰다. 특히 일부 종목에 레버리지 상품이 쏠리면서 기초자산이 되는 개별 종목에 투자한 이들까지도 손실 위험이 높아졌다.

코스피 지수는 6월 고점 대비 거의 40% 하락했고, 변동성 지수는 사상 최고치인 96.9까지 기록했다. 가장 큰 하루 변동폭은 7월31일에 기록된 18% 급등으로 사상 최대치였다. 헤베 첸 밴티지 글로벌 프라임 수석 시장 분석가는 "한국은 훨씬 높은 레버리지와 투기적 포지셔닝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기대치의 작은 변동만으로도 펀더멘털의 의미 있는 악화 없이 과도한 움직임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회복세에서도 극심한 변동성을 목격한 해외 투자자들이 코스피로 다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지수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이 사상 최저치인 5.1배까지 떨어졌다. 그러는 사이 대만 가권지수에 상장된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이익 전망치가 지난달 9.5%로 상향 조정되면서 코스피 지수의 전망치인 7.4%를 추월했다. 대만의 실적 전망 수정치가 코스피 수정치를 앞선 건 약 1년 만이다.

다만 블룸버그는 7월 폭락 사태가 발생한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소폭 반등이 투자자들의 선호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짚었다. 프랭크 벤짐라 소시에테제네랄 주식 전략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AI의 수익화 문제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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