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최대 규모의 연례 군사훈련을 앞두고 중국 본토 출신 2명이 고무보트를 타고 대만에 불법 상륙한 뒤 엿새 만에 체포됐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두 남성은 지난 5일 시작된 10일간의 대만 연례 군사훈련인 '한광훈련'을 앞두고 대만에 상륙했으며 체포될 때 까지 엿새간 적발되지 않았다.
사건은 한 낚시꾼이 지난 달 24일 타이베이항 인근 해변에서 버려진 고무보트를 발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뒤늦게 수면위로 드러났다. 대만 해경은 이 사건을 확인하면서 조사에 착수했다. 해경은 해안 감시 영상과 해상 감시 자료 등을 검토한 끝에 지난 달 30일 타오위안의 한 공원에서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두 사람은 이후 대만 스린지방검찰서로 넘겨졌으며 검찰은 추가 조사를 위해 이들에 대한 구금 및 접견 금지를 명령했다. 두 사람은 허가 없이 대만에 입국해 출입국법과 양안관계 관련 법률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두 사람은 중국 푸젠성에서 낚시를 하기 위해 배를 타고 나갔다가 바다에서 길을 잃으면서 우연히 대만까지 표류했다고 주장했다. 대만에 상륙한 뒤에는 도심을 돌아다니며 야외에서 잠을 자다가 체포됐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들은 어떻게 타이베이항까지 표류하게 됐는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 본토 휴대전화뿐 아니라 대만달러를 소지하고 있었던 이유도 설명하지 못했다. 당국은 제3의 인물이 대만에 함께 들어왔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고무보트 안에서 구명조끼 3벌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대만 해경의 자체 조사 결과 고무보트는 당시 레이더에 희미하고 간헐적인 신호로 포착됐지만 담당 요원이 이를 파도로 인한 '해상 잡음'으로 판단해 표적에서 수동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요원은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아 관련 절차도 위반했다. 장중룽 대만 해경장은 이번 경계 실패에 대해 사과하고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해안 경계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감시 시스템과 드론 등 감시장비 도입을 앞당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경계 부실과 함께 해경이 사건을 덮으려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은 이어진다. 처음 고무보트를 신고한 낚시꾼은 해경 관계자들이 신고 이후 자신에게 여러 차례 연락해 현장 사진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공개가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시점과 상륙 장소에 주목했다. 대만 정부 산하 국방안전연구원의 쑤쯔윈 선임 연구원은 바리구 와쯔웨이 인근의 상륙 지점이 저고도 지대공미사일 체계를 갖춘 대만군 방공기지와 가깝다고 지적했다. 쑤 연구원은 "이번 불법 상륙 자체가 일종의 시험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 충돌이 발생할 경우 비슷한 경로를 이용해 특수작전부대를 침투시키고 파괴공작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