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달 남극에서 물과 얼음을 탐사하기 위해 준비한 무인 달 탐사선 '창어 7호'의 발사를 연기했다. 연내 발사도 사실상 무산됐다. 달 남극은 중국과 미국 모두 유인 달 기지 건설을 추진하는 핵심 지역으로 이번 발사 지연이 양국의 달 탐사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유인우주공정판공실을 인용해 창어 7호가 발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올해 예정된 발사창 내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판공실은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라는 원칙에서 종합 검토한 결과라고 밝혔다. 창어 7호는 당초 이르면 이날 하이난성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창정 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었다. 탐사선과 창정 5호 등은 지난 19일 이미 발사구역으로 옮겨진 상태였다.
특히 유인우주공정판공실은 신화통신에 올해 예정된 발사창(발사가 가능한 특정 기간) 내에서 임무를 실시할 수 없다고도 전했다. 창어 7호의 연내 발사가 사실상 무산됐단 뜻이다. 유인우주공정판공실은 새로운 발사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은 발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구체적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창어 7호에 탑재된 과학장비를 개발한 태국 국립천문연구원은 남중국해에서 발달한 열대폭풍 '나라'의 영향으로 발사가 연기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난성 기상당국도 주말 동안 태풍 청색경보를 발령했다.
연내 임무 수행까지 어려워진 것은 창어 7호가 향하는 달 남극의 특수한 환경 때문으로 보인다. 달 남극의 특정 지역에 착륙하려면 태양의 위치와 착륙지의 일조 조건 등이 맞아야 해 탐사선 발사 가능 시기가 제한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태국 국립천문연구원은 "목표 착륙지가 달 남극이기 때문에 태양이 달의 해당 분화구에 적절하게 위치하는 매우 특정한 발사창이 필요하다"며 "며칠만 지연돼도 빨라야 한 달 뒤 다음 발사창을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창어 7호는 궤도선과 착륙선, 로버(탐사차), 호퍼(도약형 탐사기)로 구성된 복합 무인 달 탐사선이다. 발사 이후 약 5일 만에 달 궤도에 이르러 수주간 착륙 예정 지역을 관측한 뒤 착륙선을 내려보낼 예정이었다.
목표 지역은 달 남극에 위치한 직경 약 21㎞의 섀클턴 분화구 일대다. 분화구 가장자리 일부는 태양빛을 받는 반면 바닥은 태양빛이 닿지 않는 영구음영지역이다. 극저온 상태가 유지되는 이곳에는 상당량의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호퍼 등을 활용해 달 남극의 얼음을 직접 탐사하는 것이 창어 7호의 핵심 임무다.
달의 얼음은 단순한 과학적 탐사 대상을 넘어 향후 달 기지 건설의 핵심 자원이다. 얼음을 확보하면 우주비행사의 식수로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해 호흡용 산소와 로켓 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 햇빛이 장시간 비치는 분화구 주변 고지대에서는 태양광을 이용한 전력 생산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달 남극은 중국과 미국이 추진하는 차세대 유인 달 탐사의 최대 전략 거점으로 부상했다. 중국은 창어 7호에 이어 창어 8호를 보내 달 현지 자원 활용 관련 기술을 검증하고 이를 토대로 러시아 등과 추진 중인 국제달연구기지 건설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미국 역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통해 우주비행사를 달 남극에 보내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유인 탐사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창어 7호가 달 남극의 얼음 존재와 분포 등을 현장에서 확인할 경우 향후 중국의 달 기지 입지 선정과 자원 활용 기술 개발에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SCMP는 창어 7호가 임무에 성공할 경우 중국이 미국과의 달 기지 건설 경쟁에서 한발 앞설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