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베네수엘라와 650억 배럴 규모의 석유 거래 협정을 체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방금 베네수엘라 정부와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 거래에 관한 합의를 이뤘다"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베네수엘라의 존경받는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 납세자들의 부담 없이, 650억 배럴 이상 매장된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한 미국의 과반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민간 석유업체와 베네수엘라 정부가 현지 유전 개발 및 원유 채굴권과 관련한 협력에 합의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역사적인 거래로 미국의 석유 매장량은 2배 이상 늘어나고, 석유 공급이 많이 증가하게 된다"며 "이에 따라 앞으로 오랫동안 미국인의 휘발유 가격을 상당히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동시에 베네수엘라가 엄청난 성공과 번영을 향해 나아가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베네수엘라의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역시 "이번 합의로 국가 재정에 2090억달러(약 288조5245억원)가 들어올 것"이라며 미국과의 석유 거래 협정 체결을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합의 발표는 앞서 액시오스가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베네수엘라 유전 지분을 대규모로 확보하는 방안을 현지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축출하기 전부터 베네수엘라 유전 지분 인수 방안을 논의했다며 "이번 거래는 서반구에서 에너지 주도권과 안보를 강조하며 이른바 '돈로 독트린'을 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역사적 업적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다. 현재 확인된 전체 매장량은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17%에 해당하는 약 3000억 배럴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전 대통령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의 석유 자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구매·판매·운송·정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고, 셰브론·셸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의 현지 석유·가스 사업 협상을 허용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외국 민간기업의 유전 개발·생산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석유법을 개정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에 협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이 경제위기, 제재 등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에 베네수엘라의 OPEC 탈퇴가 당장 시장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베네수엘라 탈퇴까지 현실화하면 '석유 카르텔'인 OPEC의 결속력과 시장 영향력이 흔들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원유 자원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해 국제유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