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매도, 미국만이 아니다…"글로벌 국채금리지수 18년만의 최고"

윤세미 기자
2026.09.01 16:46

인플레이션 우려와 기준금리 인상 전망 속에 글로벌 국채 매도세가 심화하고 있다.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함에 따라 글로벌 자금시장 긴장감도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블룸버그는 자체 집계하는 글로벌 종합 국채 금리 지수가 31일(현지시간) 나흘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3.72%를 기록, 2008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고 전했다.

금리 상승세는 글로벌 국채 시장 전반에서 확인된다. 31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19개월 만에 4.75%를 넘어섰고, 1일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3%를 돌파했다.

유럽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일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3.34%까지 오르며 2011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의 10년물과 30년물 국채 금리는 각각 4.19%와 4.95%로 2008년 이후 최고를 찍었다.

/AFPBBNews=뉴스1
미·유럽·일본·호주까지 금리 인상 전망 확산

글로벌 국채 금리는 수개월 동안 각국 정부의 재정적자 및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상방 압력을 받아왔다. 여기에 지난주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은 금리 인상 기대를 키우며 국채 매도세에 불을 댕겼다.

워시 의장은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며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당장 9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할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바클레이스와 소시에테제네랄 등 일부 투자은행도 종전 연내 금리 동결 전망을 접고 9월과 12월 두 차례 인상 전망을 제시했다.

유럽과 일본, 호주에서도 금리 인상 전망이 확산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31일 CNBC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강세를 위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금리 인상을 압박했다. 시장은 9월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며, 호주도 물가지표가 예상을 웃돌면서 올해 네 번째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됐다.

국제유가 상승도 국채 시장에 부담을 더하는 요인이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재개되면서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은 다시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유가 상승이 물가를 계속해서 자극할 경우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진다.

퍼스트이글 인베스트먼트의 이다나 아피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단기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국채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면서 "이제 투자자들은 단기 전망을 넘어 중립금리를 재평가하기 시작했으며 그 수준도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빚 늘고 계절적 약세까지…장기 금리 상승 압력

통상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둔화되고 물가 상승세가 꺾이면서 장기금리도 상승 압력이 약해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다. 재정 확대로 인해 국채 공급이 더 늘어날 거란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특히 장기 채권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기간 프리미엄(장기 투자에 대한 추가 금리)은 더 높아진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개발 경쟁 속 기업들의 대규모 채권 발행까지 맞물리면서 시장의 국채 소화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계절적 약세를 거론하며 채권 매도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자체 분석 결과 지난 10년 동안 9~10월은 글로벌 채권 지수가 평균 1% 이상 하락(금리는 상승)하면서 최악의 성적을 냈다는 설명이다.

싱가포르 소재 TD증권의 프라샨트 뉴나하 아시아 태평양 금리 전략가는 "국채 시장의 붕괴로 보긴 어렵지만 끈적한 인플레이션은 더 높은 수준의 금리가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재정 악화와 장기 프리미엄 상승은 시장에서 계속 화두가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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