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시에 못찾을까봐…네덜란드, 美·캐나다에 있던 금 86t 영국으로

백소희 기자
2026.09.03 15:33
(두바이 로이터=뉴스1) 윤다정 기자 = 1월 2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한 보석상에 1㎏ 금괴와 밀봉된 금화가 전시돼 있다. 2026.01.20.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두바이 로이터=뉴스1) 윤다정 기자

네덜란드가 '점점 심화되는 지정학적 불안'을 이유로 미국과 캐나다에 보관 중이던 금 86톤(t)을 영국 런던으로 옮겼다.

2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네덜란드 중앙은행(DNB)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미국 뉴욕과 캐나다 오타와에 보관했던 금 약 313t 중 86t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으로 이전했다. 네덜란드는 그 이유로 '지정학적 불안정'을 들었다.

금 이전은 매매와 실물 운송을 병행했다. 이를테면 미국 뉴욕에서 약 59t의 금을 매각한 후 국제 시장 기준에 부합하는 금을 영국 런던에서 매입하는 방식이다. 실물 금 이동에 따르는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다. 나머지는 금을 실물로 이전했다.

이 같은 조치는 유사시 신속하게 금을 거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금은 다른 자산의 가치가 위협받는 등 극단적인 위험이 발생할 때를 대비한 준비 자산으로 여겨진다. 영란은행에 보관되는 금은 현대 국제거래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데다 런던은 세계 최대 실물 금 거래 중심지다. 미국과 캐나다보다 금 거래가 용이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DNB는 '지정학적 불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 교역과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 주목된다. 올라프 슬레이펜 DNB 총재는 "이번 이전으로 금 보유고의 거래 가능성을 높였다"며 "금 보유고를 실제로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회복력과 대비 태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네덜란드는 지난해 말 기준 722억유로(약 114조원) 상당의 금 612.4t을 보유하고 있다. 위험 분산 전략의 일환으로 본국과 영국, 캐나다, 미국의 중앙은행 등 전 세계 여러 곳에 분산 보관하고 있다. 이번 이전으로 영국런던 보관 비중이 18.1%에서 32.1%로 상승했다. 당초 금 보유분의 31.3%를 미국에, 19.7%를 에 캐나다에 보관했으나 이번 이전으로 비중은 각각 18.5%가 됐다.

일각에서는 미국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미국이 1kg과 100온스짜리 금괴 수입에 관세를 부과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세계 금괴 유통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국이 관세 계획을 철회하면서 일단락됐지만, 세계적으로 미국에 보관된 금을 분산시키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유럽에서는 정치권과 납세자 단체들을 중심으로 미국에 맡긴 금을 되찾아오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26차례 거래를 통해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있던 금 129t을 매각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가 보유한 금 2437t 전량이 자국 내에 보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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