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리인상 빅스텝도 가능? 엔화 반등, 엔/달러 환율 155엔

유효송 기자
2026.09.04 11:39
엔달러 환율 추이/그래픽=이지혜

달러당 160엔을 오르내리던 엔화 환율이 달러당 155엔대로 내려왔다. 엔화가 다소 강세를 보인 셈이다. 일본은행(BOJ) 내부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올릴 수 있다는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시장에서 엔화를 매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오전 8시30분 기준 155.92~155.94엔에 거래됐다. 엔화는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155.30엔을 기록했다.

이번 엔화 급등의 원인은 일본은행 당국자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다카다 하지메 일본은행 심의위원은 지난 2일 삿포로시에서 열린 금융경제간담회에서 "2024~2025년 연 2회 수준의 완만한 금리 인상 페이스에 매이지 않고 올해부터는 기동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 규모와 빈도는 달라질 수 있다"며 금리 인상폭도 지금까지의 0.25p 뿐만이 아니라 폭넓은 선택 중에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기준금리를 종전 0.25%포인트(p)씩 올리던 것에서 빅스텝(한 번에 0.5%p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둔 셈이다.

같은 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사진)도 "오는 17~18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포함해 회의마다 (금리 인상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종전에 '6개월에 1회'로 여겨지던 인상 주기가 빨라질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시장이 반영하는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무려 97%로 치솟았다.

이를 두고 일본은행 정책위원을 지낸 기우치 히데아키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은 100%에 육박하며 이는 이전 평균 반년 이상이던 인상 주기가 대폭 단축되는 긴축 가속화를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미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도 확인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말 우에다 총재를 만나 "엔화의 현저한 과소평가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이 단호한 통화정책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미국은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보던 시각에 대해 속도조절에 나선 모양새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는 3일(현지시간) 강연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둔화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물가) 2% 목표를 향한 진전이 계속된다면 정책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의 발언 이후 시장의 9월 금리 인상 전망도 낮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이 반영하는 금리 인상 확률은 48.4%로, 전날보다 약 15%p 낮아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날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관측이 후퇴한 가운데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페이스가 빨라져 일미 금리차이의 축소를 전망한 엔매입·달러 매도를 엔화 강세의 주요 원인으로 봤다. 또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이 기본 포트폴리오(자산 구성 비율)를 재검토해 엔자산을 늘린다는 생각이 재부상한 것도 엔매입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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