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무기 부족한데...이란, 탄도미사일 생산 재개

정혜인 기자
2026.09.11 11:28

[미국-이란 전쟁]
"'종전 협상 진행' 6월경 생산 개재한 듯"
"6월 비축 부품 기준 최소 수백기 조립 가능"

이란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 7월30일(현지시간) 설치된 현수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과 이란 미사일 체계가 함께 담겨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과 전쟁 중인 이란이 탄도미사일 생산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통해 이란의 군사력을 90% 파괴했다는 미국의 '전쟁 성과'를 무색하게 만드는 동시에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거란 우려를 키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중동 당국자들은 인용해 "정보당국이 이란 남동부 호지르 미사일 시설을 포함해 여러 지하 기지에서 비축 부품을 활용해 탄도미사일 생산을 재개하는 움직임을 포착했다"며 "이란은 추가 공습을 피하기 위한 새로운 지하 미사일 생산기지 건설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전쟁 초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미사일 기지와 생산 시설을 집중적으로 타격했음에도 기존에 확보한 부품을 활용해 새 미사일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국자는 "이란은 발사 직전 연료를 주입해야 하는 액체연료 미사일과 즉시 발사 가능한 상태로 보관할 수 있는 고체연료 미사일의 조립에 집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생산량은 전쟁 이전보다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다른 당국자는 이란의 미사일 생산이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지난 6월경 다시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하며 "당시 이란이 비축한 부품 규모는 최소 수백기의 미사일을 조립할 수 있는 분량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킹스칼리지 런던 연구원이자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인 짐 램슨은 "이란은 전쟁 전부터 완성된 탄두와 미사일 동체, 유도 및 제어 시스템 등의 부품을 대량 비축해 왔다"며 "이란이 다시 만들 수 있는 미사일 규모는 수백기에서 수천기에 달할 것"으로 봤다.

7월15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혁명광장의 대형 광고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에 누워 있는 모습과 함께 "우리는 트럼프를 죽인다"(We Kill Trump)라는 반미·반트럼프 메시지가 적혀 있다. /AP=뉴시스
"이란 '미사일 완전 해제' 어려워"…전쟁 쉽게 안 끝날 듯

이란의 미사일 생산 재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그간 강조해 온 전쟁의 주요 성과를 훼손하고, 이번 전쟁의 핵심 목표였던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 완전 해제가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지를 보여준다고 WSJ는 짚었다. 또 미국이 전쟁 장기화 '무기 재고 부족'에 직면했지만, 이란은 미국·걸프국과의 소모전에서 버틸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이번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비영리기구 미사일방어지지동맹(MDAA)의 탈 인바르 수석분석가는 "(이란 미사일)시설에 대한 공습이 없으면 손상된 인프라를 복구할 수 있다. 또 다른 나라에서 새 부품을 구입해 시설에 비축할 수 있다"며 "이란이 미사일 생산 능력을 재건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매우 순진한 것"이라며 이란이 여전히 수천기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스라엘과의 대이란 군사작전으로 이란의 군사력이 크게 약화했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초기부터 이란의 미사일·방공·군사 인프라가 미군의 공격으로 대부분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에는 이란과의 전쟁을 "별것 아닌 사소한 일"이라며 표현하며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막았다"고 했다.

백악관의 한 당국자는 이란의 미사일 생산 재개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한 채 "이란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약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숀 파넬 미 전쟁부(국방부) 수석대변인도 "이란의 드론(무인기), 탄도미사일, 해군 산업 기반을 최대 90%까지 파괴했다"며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발사 능력이 상당히 약화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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