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석유 공룡 엑손모빌의 약 20년만 베네수엘라 시장 재진출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엑손모빌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와의 유전 투자 예비 합의에 근접했다며 이르면 이달 양해각서(MOU) 체결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엑손모빌과 PDVSA는 현재 개발이 완료된 유전과 미개발 유전에 대한 투자 방안을 논의 중으로 해당 유전들의 확인 매장량은 500억배럴에 달한다고 한다. 양측은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미 휴스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에너지 장관회의에서도 관련 협상을 진행했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소식통은 협상이 결렬되거나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후 미국 기업에 베네수엘라 석유산업 재건을 위한 투자를 촉구하고, 지난달 미국과 베네수엘라 정부 간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 협정 체결에 따른 것이다. 엑손모빌은 애초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석유산업 투자 요구에 법적·재정적 위험을 우려하며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과의 협력을 위해 석유 관련 규정을 대폭 개편하자 재진출 계획을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엑손모빌은 약 20년 만에 베네수엘라 원유 시장으로 복귀하게 된다. 엑손모빌의 베네수엘라 사업은 전신인 스탠더드 오일 오브 뉴저지부터 시작됐다. 스탠더드 오일 오브 뉴저지는 1919년 베네수엘라에 진출해 현지 사업을 확대했고, 1928년 크리올 페트롤리엄의 지배지분을 확보하면서 현지 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러다 1976년 베네수엘라 정부의 석유산업 전면 국유화로 철수했다. 이후 1990년대 베네수엘라의 석유 개방 정책으로 외국 기업의 참여가 재허용돼 1997년 다시 진출했지만, 2007년 우고 차베스 정권의 외국 기업 자산 국유화로 다시 철수했다.
엑손모빌의 최대 경쟁사인 셰브런은 최근 베네수엘라 합작 사업의 조건을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5년간 70억달러(약 9조7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미 석유업체 콘티넨털 리소시스(CLR)는 PDVSA와 베네수엘라 북동부 안소아테기주 내 유전을 공동 개발하는 MOU 체결했다.
한편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석유 협정은 베네수엘라의 노스 아메리칸 블루 에너지 파트너스(NABEP)가 정부로부터 100년간 베네수엘라 미개발 유전 개발권을 얻어 17개를 개발하고, 미국이 해당 유전의 생산량 55%를 확보한다는 게 골자다. 17개 유전에 확인된 원유 매장량은 650억배럴가량으로, 베네수엘라 전체 매장량(3030억배럴)의 20%에 해당한다. 현재 미국의 확인 원유 매장량은 460억배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