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품으려는 EU…트럼프 "적대적 행위면 관세 부과·교역 중단"

이지웅 기자
2026.09.17 16:16
[스트라스부르(프랑스)=AP/뉴시스]유럽연합(EU)은 유럽 전역에서 발생하는 드론 사고와 사보타주(파괴 공작) 행위, 그리고 러시아가 연루된 것으로 지목되는 사이버 공격에 더 잘 대응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사한, 유럽만을 위한 기구가 필요하다고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16일 말했다. 사진은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이 이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와 함께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 도착하는 모습. 2026.09.16. /사진=유세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첫 '준회원국'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유럽연합(EU)의 구상에 고율 관세와 교역 중단 가능성을 거론하며 경고했다. 미국과의 무역갈등 속에서 유럽과 협력을 강화하려는 캐나다의 움직임에 제동을 건 셈이다.

16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유세를 위해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캐나다 준회원국 구상에 대해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캐나다는 형편없는 무역 상대였다"고 말했다.

이어 "적대적 행위라고 판단된다면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여러 분야에서 유럽과의 교역을 중단하겠다"고도 밝혔다. 유럽 지도자들의 의도를 살펴 미국을 겨냥한 조치라고 판단할 경우 무역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제안한 뒤 나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EU 국정연설에서 캐나다와의 관계를 "가능한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며 이 같은 구상을 공개했다.

EU는 기술, 국방, 북극, 에너지, 핵심 광물, 인공지능(AI) 등 분야를 아우르는 '미래를 위한 동맹'(Alliance for the Future)을 구축하겠다고 예고했다. 캐나다와 10년 전 맺은 'CETA'(포괄적경제무역협정)를 넘어 안보·경제 전반으로 관계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캐나다는 미국과의 무역갈등이 격화하자 대미 의존도를 낮추고 교역 상대를 다변화하기 위해 방안을 모색해왔다.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 상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이달 말부터는 캐나다산 유제품과 주류, 자동차 등의 수입을 금지할 계획이다. 캐나다도 이달 8일부터 미국산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보복 조치에 나섰다.

다만 캐나다의 준회원국 지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 EU 조약에는 준회원국이라는 지위가 규정돼 있지 않다. EU 국정연설에 참석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유럽과 독자적인 안보·경제 동맹을 추진하는 데 관심이 있지만 정회원 가입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이 EU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면 지난해 미국과 EU가 마련한 무역합의의 틀이 시험대에 오른다. 합의에 따르면 미국으로 수출되는 대부분의 EU산 상품의 관세 상한은 15%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도 캐나다 준회원국 구상을 계속 추진할지 밝히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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