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2만9000여개에 달하는 미 연방정부 기관의 서비스와 민원 정보를 하나로 묶은 통합 챗봇 포털 웹사이트 '아메리카닷거브(America.gov)' 출시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앤드류 W. 멜론 강당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오늘 우리가 선보인 것은 단순한 웹사이트가 아니라 미국의 건국 약속을 복원하고 21세기와 그 이후를 위해 정부 시스템을 재창조하는 것"이라며 아메리카닷거브를 통해 미국 정부 전체가 국민의 손바닥 안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메리카닷거브'는 기존 연방정부의 복잡한 관료주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설계된 원스톱 포털이다. 일일이 담당 부처나 기관을 찾을 필요 없이 챗봇과 대화를 통해 여권 갱신, 메디케어 가입 신청, 연방 운영 캠핑장 예약, 학자금 대출 현황 확인 등 모든 연방 민원 서비스를 한곳에서 시작하고 처리할 수 있다. 기술 기반으로는 스페이스X AI의 '그록'과 구글의 '제미나이'가 활용됐다.
에어비앤비 창업자로 백악관 국가디자인스튜디오의 최고디자인책임자(CDO)를 맡고 있는 조 게비아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 사이트는 연방정부의 새로운 '디지털 정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초강대국에 걸맞은 민원 서비스 표준을 제시하는 동시에 모든 연방 민원의 최종 목적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직후 모든 연방 기관이 기존 대국민 서비스를 가능한 한 빨리 이 웹사이트와 직접 연동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의 이러한 혁신은 슈퍼지능(SI·트럼프 대통령이 AI를 대체해 이름 붙인 명칭)이 가져올 혁신의 예고편"이라며 "20세기형 거대 관료주의 시스템은 끝났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원스톱 포털의 실효성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WSJ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인터넷 초창기부터 정권마다 유사한 원스톱 연방 포털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연방정부의 디지털 발자국과 기관별 파편화만 확대됐다고 짚었다. 야심찬 구상에 비해 구현 난도가 높다는 지적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 디지털 서비스(USDS) 초대 국장을 지낸 마이크 디커슨은 WSJ와 인터뷰에서 "단순히 정부 웹사이트 링크를 색인하는 수준을 넘어 모든 플랫폼을 하나로 연동하는 단일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결국 과거와 마찬가지로 파편화된 반쪽짜리 결과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포털에 탑재된 AI 챗봇이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정치적 주장과 배치되는 답변을 내놨다고도 보도했다. AP통신이 아메리카닷거브 출시 직후 '2020년 대선 부정선거'에 대해 질문하자 챗봇은 "공식 연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서 선거 결과를 바꿀 만한 광범위한 부정행위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2020 대선 부정론'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종 내비친 3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국 수정헌법 제22조는 누구도 대통령으로 두 번 이상 선출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