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적인 이야기를 좀 들어보시겠습니까?" 유럽 화학기업들의 로비단체인 유럽화학산업협회(Cefic)를 이끄는 마르코 멘싱크가 묻는다.
멘싱크는 먼저 암울한 진단을 내놓는다. 높은 에너지 가격과 중국과의 경쟁으로 공장들이 문을 닫고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추가적인 업계 통폐합은 "불가피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가 말하는 희망은 책상 위에 놓아둔 전기케이블의 단면(斷面)에서 잘 드러난다. 이 케이블은 중국의 거대 기업 오리엔트케이블이 만든 제품이다. 그러나 전선을 감싸는 절연용 폴리머는 오스트리아의 보루주인터내셔널이 생산했다. 멘싱크는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업계 거물들이 이 유럽 기업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고 말한다. 중국 기업들이 아직 만들지 못하는 케이블의 유일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의 산업 기반 상당 부분이 압박을 받고 있다. 9월 21일 폭스바겐은 구조조정 계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중국 경쟁업체들의 공세에 타격을 받아 올해 이익 전망에 대해 사전경고를 내놓은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5곳 가운데 하나다. EU의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는 우려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최근 중국과의 무역적자가 "중대한 고비"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계 최고 수준의 폴리머 외에도 희망의 빛이 더 보인다. 광범위한 산업 붕괴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피해는 소수의 산업 부문에 국한돼 있다. 유럽 산업의 일부는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위협에 직면한 기업들 역시 새롭고 더욱 가혹해진 현실에 적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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