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치명적인 병목 요인은 자금 부족이나 반도체 수급이 아닌 전력 기반시설 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일 'AI 시대의 전력 확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전력망 연결 지연과 전력 공급난이 AI 데이터센터 확장과 대규모 투자 집행의 핵심 리스크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올해와 내년 각각 전년 대비 38%씩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데이터센터 업계 전반의 전력 소비량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160%, AI 토큰 처리 및 생성형 AI 전용 전력 소비량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17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달리 미국의 전력망 평균 연령이 40년에 달할 정도로 노후화한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변전소 및 송전선로 증설, 계통 연결 인허가 절차 지연, 신규 가스·원력 발전소 건설에 수년이 소요되면서 데이터센터 준공 후에도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는 병목 현상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AI 컴퓨팅 및 전력·데이터센터 기반시설 구축을 위해선 향후 총 7조6000억달러(1경83조원)에 달하는 투자가 집행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업체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내년 발행할 채권 규모가 올해 추정치보다 60% 이상 늘어난 4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미드아틀란틱(PJM 전력시장), 중서부, 북서부 지역의 전력 수급 불균형 리스크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일부 전력 시장에서는 몰려드는 데이터센터의 신규 전력망 연결 요청을 거절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제이슨 토프스키 골드만삭스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투자은행 부문 책임자는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으로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사들일 수는 있지만 결국 그 서버를 켤 수 있는지 여부는 전력이 결정한다"며 "원자력·천연가스·재생에너지를 아우르는 다각적 전력 확보와 파격적인 세제·재정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