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거부권' 트럼프…중간선거 패배 대책 4월부터 세웠다

남형도 기자
2026.11.02 14:46

로이터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 권한 한계 등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포트휴런의 맥모런 플레이스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센터에서 열린 선거 지원 유세를 마친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패배 대비책을 수개월 전부터 마련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 국장 등은 지난 4월부터 미 의회 승인 없이 추진할 수 있는 행정조치를 검토해 왔다. 백악관 법률고문실 자문도 받았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권한 한계가 어디까지 확장되는지 등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3일 중간선거서 의회를 장악하면 법안 통과를 저지할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 조사 권한 등을 갖게 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무역과 외교 정책, 조직에 대한 권한을 유지하게 된다.

검토 사항엔 이민과 관세, 주거비, 연방정부 지출 등이 포함됐다. 핵심 광물과 풍력 발전용 터빈 수입품에 대한 관세 신규 부과, 외국인 유학생과 임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비자 규정 강화, 주거비와 건설비를 낮추기 위한 대책 등이다.

연방정부 보조금 지급 규정을 바꾸는 것도 검토했다. 정무직 공무원들이 예산 지원 대상 사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다. 그럴 경우 백악관은 의회 승인을 새로 받지 않아도 연방정부 지출을 늘릴 수 있다.

민주당 의회 장악 후 행정부 조사도 대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록힐의 한 행사장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에 참석했다./사진=뉴스1

트럼프 행정부는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을 점한 뒤 행정부 조사에 나설 것도 대비했다.

백악관 법률 담당자들은 정무직 공무원과 연방기관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의회 조사 대응법 등을 설명했다. 문서도 남기는 내용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중간선거에 승리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권한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측했다.

선거 분석 매체인 인사이드 일렉션스의 네이선 곤잘레스 편집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년 동안 사실상 의회를 무시하고 행정명령과 행정권한을 통해 추진해 왔다"며 "선거 이후에도 이런 방식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소식통도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의회 장악 이후에도 전혀 부담스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뉴욕포스트 '포드 포스 원'에 출연해서도 "만약 이기지 못한다면 모든 것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아마 내가 '미스터 거부권(Mr. Veto)'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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