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사건 이후로 모든 게 다 무섭네요. 우리집 공기청정기 필터를 계속 써도 될까요?"
한 방송사가 시중에 판매되는 공기청정기 5개 중 2개 제품의 필터에서 클로로메탈이소티아졸리논(CMIT) 계열의 성분 OIT(Octylisothiazolinone, 옥타이리소씨아콜론)가 검출됐다고 보도한 이후, 국내 공기청정기를 생산하는 모든 업체에 소비자들의 이 같은 문의가 이어졌다. OIT는 급성 흡입독성이 있는 물질로, 환경부가 2014년 유해물질로 분류했다.
이미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겪은 소비자들의 불신은 강했다. 수일간 소비자들의 문의전화와 렌탈 해지요청 등이 이어지자 위니아, 쿠쿠전자 등 일부 업체는 "미국 3M에서 납품받는 '3M 초미세 먼지 필터'를 사용한 공기청정기 극소량의 OIT가 함유돼 있지만 환경부 허용기준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수준으로 인체에 무해하다"고 해명에 나섰다.
해당 업체들은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에 필터 무료 교체서비스를 약속하고 향후 해당 필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표하며 불안 해소에 나섰다. 일부 업체는 필터 무료 교체 외에도 한 달 렌탈비 차감을 해주며 성난 소비자를 달래고 있다.
환경부도 당초 이르면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는 공기청정기 필터 전수조사에서 방침을 바꿔 논란이 일었던 제품을 대상으로 간이 위해성평가를 실시, 7월 중순까지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환경부는 업체들이 밝힌 환경부 허용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환경부 기준 상 1%는 OIT가 혼합물 내 함량될 경우의 유해성 기준이지 제품을 사용하는 상황에서의 안전기준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환경부의 해명은 현재로선 OIT가 함유된 공기청정기 필터가 '법적 공백'의 영역에 있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결국 소비자들의 불안은 환경부의 공기청정기 필터 1차 검증결과가 나오는 7월 중순까지는 해소될 길이 없는 셈이다.
향후 같은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공기청정기·정수기 등 생활가전 제품군에 사용되는 필터 전량에 대한 안전기준 마련이 시급하다. 깨끗한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사용했던 가습기 살균제가 독이 되어 돌아왔듯이, 살균·항바이러스를 위해 업체들이 어떤 물질을 사용하고 무슨 조치를 하는지 소비자는 알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