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나라 한국은 고고학과 보존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매우 우수한 전문성을 갖고 있습니다. "(뷜렌트 괴뉠타쉬 튀르키예 문화유산박물관총국 부총국장)
국가유산청과 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앙카라대학교는 지난 27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카이세리 퀼테페 유적'에서 공동 발굴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모자이크 유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대 건축물의 잔해를 뜻하는 모자이크 유구가 확인된 것은 1948년 발굴조사가 시작된 지 78년 만에 처음이다.
퀼테페 유적은 기원전 3000년경부터 로마 시대까지 번성했던 고대의 도시 유적이다. 인류 문명사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히타이트 문화'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어 가치가 높다. 그리스 문화와 아시아 문화가 결합해 독창적인 문화를 이룩했던 헬레니즘 시대의 건축 문화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튀르키예 문화유산계는 이번 성과가 우수한 한국의 기술을 입증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우리 연구진은 튀르키예 현지에 파견되어 현장 기록과 3D 기록기술, 층위조사 등 고급 기술을 바탕으로 공동 발굴조사를 수행 중이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디지털 기록과 측량, 지구물리탐사 등 여러 기술을 현장조사에 적극 활용하는 한국 연구진이 연구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과의 가장 큰 의미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퀼테페 유적의 내부 발굴에 성공했다는 데 있다. 퀼테페 유적은 거대한 면적과 튀르키예 현지의 여건 등 문제로 현재까지 발굴조사가 완료된 지역이 3%에 그칠 정도로 미지에 둘러싸여 있었다. 201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전 절차인 '잠정목록'에 등재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여전히 세계유산에는 등재되지 못했다.
우리 기술과 튀르키예 문화유산계가 합쳐지자 성과가 뚜렷해졌다. 조사 과정에서 헬레니즘 시대에 형성된 문화층 4개를 처음으로 확인했으며 모자이크 건물 흔적, 점토 문서 등도 드러났다. 퀼테페가 청동기 시대 이후 중요한 거점으로 지속됐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튀르키예는 우리나라와의 더 많은 협력을 기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튀르키예는 유럽과 아시아의 연결점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상 수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제적 요인과 지진·분쟁 등 외부 요인으로 훼손이 잇따르는 국가다. 이번 조사처럼 양국의 교류를 통해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튀르키예 유산의 가치를 재고할 수 있다.
양국은 협력 전시, 국제 홍보 확대 등을 통해 오랜 꿈이던 퀼테페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뷜렌트 괴뉠타쉬 튀르키예 문화유산박물관총국 부총국장은 "오랜 기간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한국과 문화·학술 분야 협력을 늘리고 싶다'며 "양국의 공동연구를 더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세계적인 문화유산 공동 연구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