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바라본 농촌…풍경을 넘어 '삶'을 담았다

세종=정혁수 기자
2026.09.06 11:00

-'농-Life 사진·영상 20주년 특별 공모전' 1577점 출품…수상작 50점 선정
-대상 '미루나무 사이길로'…청년농·스마트농업 등 달라진 농촌 얼굴 담아

대상 수상작 '미루나무 사이길로' /사진=농식품부

푸른 들녘 한가운데로 미루나무가 길게 늘어섰다. 나무 사이로 난 길 위에는 한 사람이 천천히 걷고 있다. 화려하지 않은 농촌의 일상이지만, 곧게 뻗은 나무와 길이 만들어낸 원근감 속에서 익숙했던 농촌 풍경은 새로운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올해 '농-Life 사진·영상 20주년 특별 공모전' 대상을 차지한 '미루나무 사이길로'에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스무 해의 시선, 새로운 발견'을 주제로 진행한 이번 공모전에서 사진·영상 부문 수상작 50점을 최종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올해 공모전에는 지난 5월 11일부터 7월 10일까지 사진 1496점과 영상 81점 등 모두 1577점이 출품됐다. 예비심사와 본심사를 통해 50점을 수상 후보작으로 추린 뒤 본심사 점수 70%, '소통24'를 통한 국민 온라인 심사 30%를 합산해 최종 수상 등급을 정했다.

사진 부문에서는 대상 1점과 최우수상 2점, 우수상 5점, 입선 37점 등 45점이 선정됐고 영상 부문에서는 최우수상 1점, 우수상 1점, 입선 3점 등 5점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작 '미루나루 사이길로'는 푸른 농경지 사이로 이어지는 미루나무 길과 그 길을 걷는 사람을 한 화면에 담았다. 심사위원들은 미루나무가 만들어내는 선과 원근감, 푸른 들녘과 하늘의 색감에 주목했다. 평범하고 익숙한 농촌 풍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포착하면서 농촌에서 누리는 일상의 여유까지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상 수상작 '아이들과 벽화' /사진=농식품부

최우수상 수상작 '대지에 새긴 삶의 궤적' /사진=농식품부

이번 공모전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농촌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다. 아름다운 산과 들, 황금들녘에 머물던 카메라는 이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노동, 새로운 농업의 모습을 향하고 있다.

사진 부문 최우수상 '아이들과 벽화'는 농촌 들녘을 그린 대형 벽화 앞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담았다. 실제 농촌 풍경과 벽화 속 농촌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농촌을 단순한 경관이 아닌 놀이와 체험, 일상이 살아 있는 공간으로 표현했다.

또 다른 최우수상 '대지에 새긴 삶의 궤적'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밭고랑의 반복적인 선과 농작업 기계를 통해 농업인의 노동을 형상화했다. 농경지를 하나의 풍경이 아닌 농업인의 시간과 노력이 축적된 '삶의 공간'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영상에서도 변화하는 농촌의 모습이 두드러졌다. 최우수작 '다양하고 새롭게 익어가는 농촌'은 농촌의 일상과 문화·체험은 물론 변화하는 농업 현장을 영상에 담아 농촌을 과거의 공간이 아닌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이 자라는 공간으로 표현했다.

우수작 '은행원에서 스마트팜 청년농부로, 새로운 발견'은 은행원에서 스마트팜 청년농업인으로 진로를 바꾼 한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농촌이 새로운 일자리와 삶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농촌경관사진 공모전'에서 출발한 공모전이 20년을 거치면서 농촌의 풍경뿐 아니라 농업인의 삶과 일상, 청년농업인과 스마트농업 등 변화하는 농촌의 모습을 담는 무대로 영역을 넓힌 셈이다.

시상식은 오는 1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농업박람회에서 개최된다. 대상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과 상금이 수여되는 등 수상작 50점에 모두 2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선정작들은 앞으로 농촌의 가치와 매력을 알리는 전시·교육 및 온·오프라인 홍보 콘텐츠로 활용된다.

수상작은 농산어촌지역개발 공간정보시스템 누리집(www.raise.go.kr/pcon)에서 확인 가능하다.

전한영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수상작에는 농촌의 아름다운 경관뿐 아니라 농업인의 삶과 일상, 청년농업인과 스마트농업 등 변화하는 농촌의 모습이 다양하게 담겼다"며 "농촌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넓히고 농촌을 국민이 찾고 머물고 싶은 매력적인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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