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지식산업센터, 신혼부부 공공임대로 활용…오피스텔 전환도 허용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9.10 08:23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에 들어서고 있는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공장). /사진=머니투데이 DB

정부가 지식산업센터(지산센터) 공실을 청년·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분양·공실률이 높은 일반공업지역 내 지식산업센터는 오피스텔 전환을 한시 허용한다. 입주규제도 완화해 다양한 신산업 업종도 입주할 수 있게 된다.

산업통상부는 10일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구조혁신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식산업센터 공실 대책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지산센터란 도심이나 신도시 지구에 중소기업, 창업 초기기업 등이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형 공장이다. 일반적인 오피스 빌딩은 생산시설을 설치할 수 없지만 지식산업센터에서는 연구시설, 제조시설 등을 갖출 수 있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 입장에서는 큰 이점이 있다.

이전에는 서울 등 주요 입지에서 지산센터 분양이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지역마다 지산센터가 난립하고 부동산 시장 침체까지 겹치면서 공실, 미분양이 누적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전국에 설립승인된 1553개 지산센터 가운데 최근 3년(2023~2025)간 준공된 지산센터의 평균 공실률은 43.5%, 미분양률은 26.9%에 이른다.

이에 정부는 △수급조절 △공실 활용을 위한 수요 창출 △입주방식의 네거티브 전환 △관리제도 개선 등 4가지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우선 무분별한 지산센터 설립승인을 방지하기 위해 수급조절 체계를 구축한다. 기존에는 지산센터 설립 신청시 지자체장이 형식적 요건 위주로만 판단해 승인해 왔다. 앞으로는 설립승인 검토시 △인근 지산센터 분포 및 공실·미분양 현황 △인근 상가 분양·임대시장 영향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수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산업부는 이를 위해 '지식산업센터 설립승인 검토기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각 지자체에 배포할 예정이다.

설립승인 전에 산업부 장관에게 신청 내용을 통보하고 산업부장관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절차를 신설했다. 지자체장이 관할 지산센터의 공실·미분양률을 조사하고 이를 반기별로 공개하도록 의무화한다.

지산센터 공실은 공공사업을 통해 매입해 활용한다. 수도권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통해 지산센터 공실을 청년·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비수도권에서는 공공임대형 지산센터를 건립하고 휴·폐업공장 리모델링 사업 대상에는 지산센터를 포함하도록 개선한다.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지원시설 면적 비중은 2년 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수도권에서는 기존 30%에서 50%, 비수도권에서는 기존 50%에서 70%로 비중을 늘린다. 관련 규제 완화로 음식점, 카페, 헬스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 입주가 수월해 질 전망이다.

미분양·공실률이 높은 지산센터는 준주택으로 전환한다. 일반공업지역 내에서는 오피스텔 전환을 한시 허용하고 용도변경 시 주차장 추가 확보 의무를 한시적으로 면제한다. 입지규제 완화를 통해 지산센터 공실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산센터 설립승인 취소 후 준주택 등으로 용도전환 시 기존 감면받은 취득세(최대 35%)는 환수 대상이지만 사업시행자 등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징수유예 제도를 활용할 것을 지자체에 요청할 예정이다.

기업 입주규제는 금지 대상을 제외한 모든 것을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한다. 기존에는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열거된 업종만 지산센터 입주를 허용해 왔다. 이로 인해 업종 분류가 모호한 융복합 신산업의 입주는 제한돼 왔다.

이에 정부는 사행·유해시설, 환경부담 업종, 위험물 시설 등 일부 제한업종을 제외하고 모든 업종의 입주를 허용하기로 했다.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앱 개발, 도심형 소형 물류창고(MFC), 드론 촬영서비스 등 다양한 신산업 업종도 입주 가능할 전망이다.

산단 내 지산센터는 설립초기 활용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공장설립 완료신고 또는 사업개시 신고 전에도 임대가 가능하도록 한다. 산단 밖 지산센터는 입주신고 절차를 신설해 필요 최소한의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모집공고 승인 전에는 분양홍보관 설치를 금지해 허위·과장 광고를 방지한다. 사용승인 전 2명 이상에 대한 전매를 금지하고 부적합 용도 활용을 위한 양도·임대 알선·중개도 금지한다.

지산센터 명칭도 AI·디지털화 등 산업환경 변화를 반영해 변경할 예정이다. 새 명칭은 대국민 공모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

정부는 지산센터 공실 완화를 위한 관련 규제를 조속히 추진하는 한편 시장 과열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완화 조치를 재검토하는 등 보완 대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산센터가 공급과잉과 공실 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수급 조절 체계를 갖추는 동시에 AI·디지털 전환 등 산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입주규제를 과감히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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