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추가 금리인상 시기·속도 저울질…"10월 인상 단정은 무리"

최민경 기자
2026.09.10 15:21

(종합)

[서울=뉴시스]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6년 9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6.09.10.

한국은행이 중동발 물가 불안과 반도체 호황의 내수 파급 등을 살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중동 위험이나 금융불균형만으로 오는 10월 추가 인상을 예상하는 것은 무리라며 향후 물가와 금융시장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종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10일 한은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의 주관위원 메시지에서 "견조한 성장세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최근 다시 고조된 중동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비용 압력을 재상승시킬지와 반도체 부문 중심의 수출 호조가 내수 및 수요 측 물가 압력에 얼마나, 어떤 속도로 파급될지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7·8월 연속 금리인상이 취약부문에 미칠 영향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설명회에서 "10월 회의 전까지 9월 물가를 비롯한 여러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며 "회의 직전까지 입수되는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점검해 결정하는 '라이브 미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불균형 위험을 근거로 10월 인상을 예상하는 데도 선을 그었다. 그는 "금융불균형 문제를 금리 하나만으로 잡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있고 실제로 쉽지도 않다"며 "특정 금융안정 지표 때문에 10월에 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7·8월 두 차례 연속 금리인상이 시차를 두고 물가 압력을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박 부총재보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인상하면서 이른바 '프론트 로딩'을 한 셈"이라며 "소득 증가에 따른 수요 측 압력과 금리인상의 효과 가운데 어느 쪽이 더 크게 나타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 근원물가 상승률은 3.3%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해 통신요금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했지만 유가 상승의 누적 효과와 수요 측 압력 확대로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명목소득 급증도 주요 정책 변수로 떠올랐다. 늘어난 소득이 소비로 흘러가면 물가 압력을 높이고, 자산시장에 유입되면 금융불균형을 심화할 수 있어서다.

최창호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상반기 명목성장률이 거의 22%에 달하면서 실질성장률과의 괴리가 상당히 커졌다"며 "실질성장률에 포착되지 않는 소득도 경제 안에 머물면서 내수와 자산시장에 파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부총재보는 "명목소득 증가율이 이 정도로 높아지는 것은 1970년대 고도성장기 이후 처음 겪는 일"이라며 "고도성장기에나 나올 법한 숫자가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관련 지역에서 먼저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세수 증가 등을 통해 시차를 두고 경제 전반으로 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원/달러 하락은 수입물가를 낮추는 요인이지만 유가 상승이 이를 상쇄할 수 있다고 봤다. 박 부총재보는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약 200원 하락해 일부 수출기업의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연간 전체로 보면 기업이익이 상당 폭 늘고 있어 국내 성장과 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여건은 상반기보다 덜 완화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최 국장은 "상반기에는 위험 선호가 높아지면서 금융여건이 상당히 완화적으로 움직였다"며 "최근에는 주가가 조정되고 금리도 인상되면서 완화 정도가 상당히 줄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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