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홍지선 국토교통부 2차관을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국토부의 주택 공급 정책에도 변수가 생겼다. 아직 인사청문회와 임명 절차가 남았지만 이번 인선으로 당장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윤덕 장관이 진행해온 서울 주택 공급 협의가 예정대로 계속될지부터 불투명해졌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고 거듭 강조하는 상황에서 장관 교체 과정이 기존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진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30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홍 후보자의 장관 지명을 공식 발표하며 "경기도에서 주택 공급 정책의 설계부터 현장 집행까지 경험한 현장형 관료로서 국민이 원하는 곳에 충분한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갑작스런 장관 교체 인사에 당황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현 김윤덕 장관의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김 장관은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일본 출장을 소화한다. 다만 서울시장 면담 등 일부 일정은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서울시장 면담을 포함해 기존 장관 일정을 그대로 소화할지 어느 정도 마무리를 짓고 갈지 등은 좀 더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과 김 장관은 지난 20일과 26일 두 차례 만나 서울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주 세번째 회동을 갖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도 "기존에 예정된 부분은 있지만 변수가 생긴 만큼 조금 더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두 사람은 용산공원 주택 공급과 대체 공급 부지,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을 논의해왔다. 이 중 핵심 논의 대상인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놓고는 양측의 입장 차가 여전하다. 국토부는 용산공원 내 훼손된 일부 부지 등에 청년·신혼부부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공원 본체 활용에 반대하고 있다.
대신 오 시장이 제안한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부지에 대해서는 국토부의 검토가 시작됐다. 서울시는 인근 동부도로사업소와 세텍(SETEC) 등을 연계해 최대 1만3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보고 지난 27일 관련 자료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공급 규모뿐 아니라 물재생센터 이전 등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해 실제 주택 공급 시점을 따져보고 있다.
정비사업을 통한 도심 공급 확대도 남은 과제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고 국토부는 8·13 주택 공급대책을 통해 수도권 공급 확대와 정비사업 속도 제고를 추진하고 있다.
홍 후보자가 최종 임명될 경우에도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기조 자체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로 재임하던 당시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을 지내며 주택정책 실무를 맡았고 이후 국토부 2차관으로 도로, 철도 등 교통 분야를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