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세제 등 정부의 전방위적인 다주택자 규제 여파로 지난달 전국 다주택자 비율이 약 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완화가 예고된 만큼 다주택자들의 보유 주택 처분 움직임이 한층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집합건물 다소유지수는 15.981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0월(15.956) 이후 7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소유지수는 아파트·오피스텔·연립주택 등 집합건물 전체 소유자 가운데 2채 이상을 보유한 소유자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달 다소유지수는 전체 집합건물 소유자의 약 16%가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했다는 의미다.
다소유지수는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시행되면서 2024년 7월 16.529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출범과 함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다소유지수는 현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6월 16.475를 기록한 후 15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하락 폭이 커졌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가 예고된 1월 16.345에서 지난달 15.981로 8개월새 약 2.3% 하락했다.
2주택자뿐 아니라 3주택 이상 보유자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집합건물 2채 소유지수는 11.057로, 2022년 9월(11.055) 이후 가장 낮았다. 3채 이상 소유지수는 2.509로 집계돼 2018년 12월(2.49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주택자 비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 세제개편안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이 한시적으로 완화되기 때문이다. 현재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p,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p를 각각 가산하는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정부는 이를 내년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해 내년에는 5~10%p, 2028년엔 10~20%p 수준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세 부담을 낮춰 다주택자의 빠른 주택 처분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다만 실제 다주택자 매물 출회 규모는 주택가격과 금융정책 등 시장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아파트 가격이 연평균 1.1%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내년 주택을 팔 유인이 있는 다주택 가구 비중이 30.4%로 추정됐다. 이와 달리 기대 상승률이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인 8.2% 수준까지 높아질 경우 매도 유인이 있는 다주택 가구 비중은 8.9%로 급감했다. 한은은 "양도세 중과 유예 한시 유예의 효과가 향후 주택가격 상승 기대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