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에서 맨발로 다리를 꼬고 앉은 손님, 공포영화를 보다가 비명을 지르는 관객, 카페에서 전화 통화를 하는 사람. 누군가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행동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쾌한 경험이 된다. 어디까지를 '민폐' 행태로 봐야할지 기준이 모호하다.
최근 JTBC '사건반장'에서는 국숫집에서 옆자리 손님의 맨발 때문에 불쾌했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제보자는 식사 도중 옆자리 손님이 신발을 벗고 의자 위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손님의 발바닥과 각질까지 눈에 들어와 불쾌했다는 게 제보자의 설명이다. 당시 손님이 다른 사람의 좌석이나 식탁을 침범했다는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제발 식당 의자에 발 좀 올리지 마라", "기본적인 예절은 지켜라"며 손님의 행동을 지적했다.
반면 "옛날에는 좌식 식당도 많았는데 그때는 어떻게 살았느냐", "슬리퍼도 신지 말라고 하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남의 발을 왜 유심히 보고 사진까지 찍느냐"며 제보자의 촬영과 공론화를 문제 삼는 의견도 있었다.
비슷한 사연은 비행기에서도 나왔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항공편에서 한 승객이 신발과 양말을 벗고 앉아 있었다는 제보가 소개됐다. 제보자는 발 냄새까지 났다고 주장했다.
식당에서는 발바닥이 보인다는 점이, 비행기에서는 냄새가 났다는 주장이 각각 불쾌감의 이유로 제시된 셈이다.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예절을 둘러싼 논란은 맨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공포영화를 보다가 무서운 장면이 나올 때마다 비명을 지르는 행동도 다른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는 민폐인지, 공포영화를 즐기는 자연스러운 반응인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카페에서의 전화 통화도 비슷한 예다. 한 누리꾼은 카페에서 통화하다가 공부 중이던 다른 손님으로부터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받았다는 사연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카페는 자유롭게 대화하는 공간인 만큼 통화도 허용돼야 한다는 의견과 통화가 지나치게 시끄럽다면 다른 손님에게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 맞섰다.
같은 행동을 두고도 누군가는 민폐라고 느끼고 다른 누군가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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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국제학술지 '사회과학연구'(Social Science Research)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일상적인 대인 갈등 상황에서 무례함을 판단하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났다. 특히 개인의 특성보다 어떤 상황에서 행동이 이뤄졌는지가 무례함을 판단하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무례함을 판단하는 기준이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키아라 바르지우 등 연구진은 2026년 국제학술지 '정치학 저널'(The Journal of Politics)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국인 1884명을 대상으로 정치인의 공격적인 발언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무례함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객관적인 현실이 아니라 주관적이고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인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