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항공·철도 이용부담이 나란히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가 항공권에 포함되는 공항이용료 인상에 나선 가운데 코레일(한국철도공사)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KTX(고속철도) 운임인상 검토를 공식화했다. 20년 넘게 장기간 요금을 동결한 사이 운영비와 시설투자 부담이 크게 불어나면서 인상을 더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게 이들 기관의 판단이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국제선 여객이용료를 1만원 이상, 국내선은 2000원 이상 단계적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정부에 보고했다. 인천국제공항에 이어 김포·제주·김해 등 전국 14개 공항까지 이용료 현실화에 나선 것이다.
현재 한국공항공사 국제선 이용료는 김포공항이 1만7000원, 김해·제주·청주 등이 1만2000원이다. 정부가 한국공항공사의 인상안을 수용할 경우 각각 최소 2만7000원, 2만2000원으로 오른다. 국내선은 4000원에서 6000원 이상으로 조정된다.
인상해도 공항이용료는 해외 주요 공항 수준을 밑돈다. 국제선 이용료의 경우 일본 하네다공항 2만8000원, 홍콩 6만7000원, 싱가포르 창이공항 7만5000원, 베트남 하노이공항 3만7000원 등이다.
해외공항과 격차가 생기는 건 장기간 이용료가 한자리에 묶였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는 2003년 이후 23년간 여객이용료를 동결했지만 같은 기간 물가는 66% 상승했다.
이용료 동결은 재무부담 증가로 이어졌다. 현재 한국공항공사의 원가회수율(시설운영 등에 들어간 비용을 이용료로 충당하는 비율)은 60%에 그친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코로나19 이후 누적적자는 9000억원에 달한다. 차입금은 같은 기간 3500억원에서 1조1600억원으로 늘었다.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공항은 대부분 건설된 지 30년 이상 지나 시설개선 등에 매년 4000억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신공항사업에도 총 4조원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현재 수익구조로는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인천공항은 2002년 이후 묶인 국제선 이용료를 1만7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환승객의 공항이용료를 1만원에서 1만50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항공사가 내는 착륙료 등 운항이용료도 인상해 2024년 기준 44%인 원가회수율을 88%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용료 인상 움직임과 함께 유료 패스트트랙 도입 목소리도 다시 커진다. 해외 주요 허브공항에서 운영하는 유료 패스트트랙을 인천공항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인천공항의 유료 패스트트랙 도입 논의는 정부의 형평성 우려 제기 등으로 아직 본격화하지 못했다. 이에 항공서비스 전문가들은 일반여객의 수속에 지장을 주지 않는 운영기준을 마련해 신속한 출입국·보안검색을 원하는 승객의 선택권을 넓히고 허브공항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철도에서는 15년간 동결한 KTX 운임이 조정대상에 올랐다. 김태승 코레일 사장은 지난 13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운임인상 여부에 대한 질문에 "물가상승률만큼의 인상은 고민해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코레일의 누적적자는 이미 20조원을 넘어섰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관계자는 "공항이용료의 인상폭과 시행시기는 정부 협의를 거쳐 정해야 하며 KTX 운임도 마찬가지"라며 "시설투자에 따른 재원확보가 시급한 만큼 단계적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