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대규모 자금을 동원한 해외 인수합병(M&A)에 시동을 걸고 있다. 국내 보험업계의 해외 진출 경쟁에도 불이 붙으면서 삼성화재는 인도 시장 진출 기회도 엿보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해외 금융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자산규모로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은 중국과 태국 등에 해외 법인을 두고 있지만 회사 규모에 비해 해외사업의 외형이 크지 않다. 하지만 지난달 이완삼 삼성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아시아 시장은 물론 미국과 같은 선진시장의 M&A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미국 보험·자산운용사인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PFG) 지분 인수 등이 거론된다.
다만 삼성생명은 이날 공시를 통해 "삼성생명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국내외 다양한 투자처를 검토 중에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도 영국 특수보험사 캐노피우스의 지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캐노피우스 지분 40%를 확보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캐노피우스 지분투자손익은 1140억원, 올해는 상반기에만 1685억원에 달했다. 그만큼 삼성화재는 효자로 떠오른 캐노피우스의 남은 지분 추가 인수를 고려해왔다.
뿐만 아니라 삼성화재를 비롯해 현대해상, 미래에셋그룹 등이 올해 초부터 인도 보험시장 진출 가능성을 검토하거나 시장 상황을 살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도 정부가 보험산업의 외국인 투자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국내 보험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기존 보험사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한도를 100%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라 외국 보험사가 현지 파트너와 합작하지 않고도 보험사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삼성화재 관계자는 "아직 인도 시장과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수조원이 드는 해외 M&A에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풍부한 투자 여력도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삼성전자 배당을 통해 대규모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을 해외 성장시장과 금융사 인수에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30조원을 배당할 경우 삼성생명이 약 2조5500억원, 삼성화재가 약 4500억원의 배당금을 확보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국내보험사들의 해외 보험사나 자산운용사 등에 대한 추가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이미 KB손해보험이 영국 로이즈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고, 메리츠금융도 해외기업 M&A 를 적극 검토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보험사들이 나서 진행한 공격적인 해외투자들이 시간이 지나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보험업권에서도 확실히 대형사를 중심으로 해외 투자에 대한 수요가 커진 분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