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 수출 '마지막 퍼즐' MRO…한화오션 "KDDX로 체계 구축해야"

함정 수출 '마지막 퍼즐' MRO…한화오션 "KDDX로 체계 구축해야"

박한나 기자
2026.09.0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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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한화오션 특수선MRO사업담당 상무가 3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마스가 시대를 여는 MRO・수리조선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토론회'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박한나 기자
김대식 한화오션 특수선MRO사업담당 상무가 3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마스가 시대를 여는 MRO・수리조선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토론회'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박한나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을 국내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체계 구축의 시범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함정을 건조해 해군에 인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설계와 건조, 운용, 정비를 아우르는 총수명주기 관리체계를 KDDX부터 도입하자는 것이다.

김대식 한화오션 특수선MRO사업담당 상무는 3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마스가 시대를 여는 MRO·수리조선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토론회'에서 "함정을 건조하는 기술과 생산능력 면에서는 세계 어느 나라와 경쟁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면서도 "MRO는 오랫동안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건조만큼 자신감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KDDX는 해군이 추진하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이다. 전투체계와 소나체계, 다기능위상배열레이더 등 주요 무기체계를 국산화한 이지스급 구축함을 국내 기술로 건조한다. 한화오션은 지난 7월 방위사업청과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계약을 체결했으며, 선도함은 2032년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배는 잘 짓지만 수리 기반은 취약"

김 상무가 KDDX를 MRO 시범사업으로 제시한 배경에는 신조 능력에 비해 취약한 국내 수리·정비 기반이 있다. 한국은 세계적인 선박 건조 강국이지만 국내 수리 인프라가 부족해 국적 대형선의 90% 이상을 중국과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정비하고 있다. 국내 수리·개조 시장 규모도 중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해외 정비 의존도가 높아지면 외화가 유출될 뿐 아니라 선박에 적용된 첨단 기술과 운항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위험도 커진다. 민간 수리조선 기반이 취약하면 향후 한국과 미국 해군의 함정 MRO 수요를 국내에서 소화하는 데에도 한계가 생길 수 있다.

대형 선박을 수용할 시설도 부족하다. 3만톤급 이상 대형선이 입거할 수 있는 국내 초대형 수리조선소는 1곳에 불과하다. 대형 조선소의 도크와 안벽은 신조 물량으로 이미 포화 상태고, 중소조선소는 시설과 장비가 기준에 미치지 못해 MRO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상무는 선박과 함정의 성능은 건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설계부터 운용과 정비까지 총수명주기 전반을 관리해야 성능과 안전을 지속해서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27년 예산에 KDDX 유지·보수 준비비 반영해야"

한화오션은 우선 2027년 국방예산에 KDDX 유지·보수 준비 예산을 신규로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KDDX를 건조부터 인도 이후의 유지·보수까지 연계하는 총수명주기 관리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방위사업법에도 함정 인도 이후 MRO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해군 정비 민간위탁 사업의 업체 선정 방식도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현재와 같은 가격 중심의 낙찰 구조에서는 충분한 기술과 정비 역량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도 사업에 진입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상무는 국가계약법 시행령 등에 따른 적격심사에서 기술평가 비중을 높이고 업체의 정비 실적과 기술 역량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실제 함정을 안전하게 정비할 능력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AI 정비하려면 군 데이터 활용 근거 필요

군이 보유한 함정 정비 데이터를 민간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로봇과 AI를 활용하면 장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정비하는 '상태기반 정비체계'를 구축할 수 있지만, 현재는 보안 규정으로 관련 데이터 활용이 제한돼 있다.

김 상무는 "로봇과 AI 등 관련 기술을 MRO에 적용하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현재 보안 규정상 함정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AI를 활용한 상태기반 정비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해군이 함정을 운용하며 축적한 정비 데이터가 제공돼야 한다"고 했다. 스마트 정비와 원격 정비에 필요한 군 자료를 보안을 유지하면서 공유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수리 전용 조선소와 도크, 안벽 등 기반시설 확충도 과제로 꼽혔다. 한국 해군의 정비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미 해군도 동맹국 조선소를 활용한 글로벌 MRO 사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북극항로와 미국 함정 정비 시장이 열리고 있는 시점에 수리조선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갖춘다면 국내 MRO 산업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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