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 '야망' 키운 이것…구글서 '골드 스탠더드'로 불린다

싱가포르=최태범 기자
2026.09.19 09:00

[인터뷰]캐런 티오 구글 아시아태평양 플랫폼·디바이스 파트너십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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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런 티오(Karen Teo) 구글 아시아태평양(APAC) 플랫폼 및 디바이스 파트너십 부사장 /사진=구글코리아 제공

"한국의 '창구' 프로그램은 구글 내부에서도 골드 스탠더드(최고의 모범)로 평가받는다. 여러 국가가 이를 벤치마킹하려 하지만 한국과 똑같은 모델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캐런 티오(Karen Teo) 구글 아시아태평양(APAC) 플랫폼 및 디바이스 파트너십 부사장은 17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6 창구 이머전 트립'에서 기자들과 만나 창구 프로그램의 성과를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창구는 구글플레이가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과 함께 국내 모바일 앱·게임 스타트업의 성장과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민관 협력 사업이다. '창업'과 '구글플레이'의 앞 글자를 따 2019년 출범했으며 올해로 8년째를 맞았다.

이머전 트립은 창구 프로그램 참가사와 졸업사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2023년 시작한 글로벌 연수 과정이다. 올해 싱가포르에서 진행되는 일정에는 국내 앱·게임 스타트업 14곳이 참여했다.

티오 부사장은 창구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정부와 글로벌 플랫폼, 국내 창업자 사이의 긴밀한 협업 구조를 꼽았다. 단순한 스타트업 육성 사업이 아니라 한국 정부와 함께 생태계 전반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구글이 한 국가에서 사업할 때는 그 나라에 실질적인 영향을 제공하는 것을 중요하게 본다"며 "한국 정부와 협력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원하고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이 구글에도 매우 특별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구글플레이, 한국 창업자라는 세 주체가 함께 움직이는 것이 창구의 핵심"이라며 "국가마다 창업자의 태도와 에너지, 정부와 산업계의 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나라가 창구의 형식을 가져가더라도 한국과 같은 결과가 나오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국 창업자는 야망 크고 매우 창의적"
티오 부사장이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2026 창구 이머전 트립'에서 한국 앱·게임 스타트업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최태범 기자

티오 부사장은 창구에 참여한 한국 창업자들의 특징으로 강한 글로벌 진출 의지와 창의성을 꼽았다. 기술을 빠르게 제품에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서비스와 시장을 직접 만들어내는 역량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그는 "그동안 만난 한국 창업자들에게서 일관되게 확인한 것은 이들이 야망으로 가득 차 있고 매우 창의적이라는 점"이라며 "현재 앱 생태계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시도 중 상당 부분을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 개발자 생태계의 위상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구글에 따르면 한국은 구글플레이에서 실제 앱과 게임을 서비스하는 활성 개발자 계정 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2024년 세계 3위에서 지난해 1위로 올라섰다.

아울러 지난해 한국에서 개발된 앱의 글로벌 다운로드는 18억건으로 국내에서 이뤄진 다운로드 7억3000만건의 약 2.5배에 달했다. 한국 개발자들이 만든 앱이나 게임을 한국인보다 외국 이용자들이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티오 부사장은 "구글이 한국 개발자와 스타트업을 돕는 동시에 이들 역시 구글 생태계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며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큰 개발자 커뮤니티 중 하나로 성장했고, 한국 앱도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분야에서 한국 개발자들이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국을 비롯한 여러 시장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있지만 한국 개발자 커뮤니티가 트렌드를 선도하는 사례가 많다. 최근 나타나는 변화의 상당 부분이 한국에서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글이 각국에서 확보한 기업·투자자 네트워크를 한국 개발사의 시장 진출과 자금조달에 연결할 것"이라며 "한국 창업자들이 보여주는 창의성과 실행력이 창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더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AI로 누구나 앱 개발, 하지만 아무 앱이나 쓰진 않아"
캐런 티오(Karen Teo) 구글 아시아태평양(APAC) 플랫폼 및 디바이스 파트너십 부사장 /사진=구글코리아 제공

티오 부사장은 AI가 앱 개발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지만 개발사들은 기술보다 이용자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쉽게 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시장에서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용자는 아무 앱이나 선택하지 않는다"며 "이용자는 여전히 품질이 높고 창의적이며 자신의 시간을 가치 있게 보낼 수 있는 앱을 찾는다"고 말했다.

티오 부사장은 AI 앱 개발사가 지속적으로 던져야 할 질문으로 △품질을 어떻게 보증하고 유지할 것인지 △어떻게 계속 창의적으로 생각할 것인지 △이용자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이용자가 쓰는 시간에 어떻게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인지 등 4가지를 꼽았다.

또 AI 앱 시장의 트렌드에 대해선 "초기에는 AI 캐릭터와 대화하는 '컴패니언 앱'이 주목받았지만 최근에는 이용자가 이야기 전개에 직접 참여하는 AI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앱이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영상 제작의 경우 개인 이용자가 재미로 사용하던 서비스에서 기업의 콘텐츠·마케팅 제작을 돕는 B2B 도구로 확장됐다"며 "게임 분야에서는 AI를 활용해 가상 세계와 콘텐츠를 더 빠르고 현실적으로 구현하는 게임 엔진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다만 AI 네이티브 앱이 무조건 비(非) AI 앱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생산성과 편의성, 엔터테인먼트 등 이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는 설명이다.

티오 부사장은 "AI 시대에는 매주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모델이 등장한다"며 "머지않아 대부분의 앱에 AI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AI 네이티브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것 자체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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