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한화 이어… K방산, 美공략 속도

박한나 기자, 김도균 기자
2026.08.24 04:01

한화디펜스USA·퓨처프루프 등 자회사에 3억弗 투입
LIG D&A '유도로켓'·KAI '군용기'도 진출기회 모색

K-방산, 세계 최대 미국 방산시장 공략 현황. /그래픽=윤선정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차륜형 K9 자주포(K9MH·사진)를 앞세워 국내 무기체계 최초로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미국 진출에 성공한 가운데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K방산업체들도 후속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 한화디펜스USA가 최근 미 육군의 기동전술포(MTC) 시제품 개발·공급사업자로 선정되면서 K9MH 시제품 6문을 우선 납품하고 12문을 추가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세계 최대규모의 국방예산을 집행하고 록히드마틴과 RTX 등 글로벌 방산업체를 보유한 미국에 국내 기업이 완성된 무기체계로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한화는 미국시장의 문을 열기 위해 9년 가까운 시간과 공을 들였다. 미 육군이 새 무기체계를 개발하기보다 검증된 자주포를 신속히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2024년 8월 방산업계를 대상으로 정보요청서(RFI)를 보내 개발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주포 체계를 물색한 것이다.

한화는 미 육군의 요구에 맞춰 2024년 말부터 K9MH 개발에 나서 올해 1분기 첫 시제품을 제작했다. 1989년 K9 개발을 시작한 이후 약 40년간 축적한 기술과 수출경험을 활용해 개발 착수 1년여 만에 실물을 내놓은 셈이다.

LIG D&A도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을 들고 미국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비궁은 2019년 미 국방부의 해외비교시험(FCT) 대상 무기체계로 선정된 뒤 미군의 요구에 따라 시험평가가 이뤄져왔다. 2024년 7월 미국 하와이 해역에서 실시된 FCT 최종시험에서는 발사된 6발이 모두 표적에 명중됐다. LIG D&A는 FCT 종료를 계기로 미 해군과 수출계약을 추진 중이다.

KAI는 오랜 기간 미 군용기시장을 두드렸다.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T-50 계열 항공기를 내세워 미군 훈련기사업에 도전했다. 아직 미국에서 완제 군용기 수주라는 결실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T-50·FA-50 계열이 다수 국가에서 운용되며 쌓은 실적을 기반으로 미국시장 진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전통적으로 해외에서 완성 무기체계를 수입하기보다 자국 방산업체를 중심으로 무기를 개발·조달해온 국가여서 해외업체가 진입하기 쉽지 않다"며 "K9MH의 미 육군 진출은 개별 사업의 수주를 넘어 한국 방산업체들이 미국시장에서 직접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사업·투자법인에 최대 4150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디펜스USA 유상증자에 1억4900만달러(약 2068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한화솔루션이 한화퓨처프루프 유상증자에 1억5000만달러(약 2082억원)를 각각 출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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