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세계 3대 자동차시장으로 성장한 인도에서 생산능력 확대를 바탕으로 R&D(연구·개발)와 부품공급망을 강화해 글로벌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이를 위해 새로운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앞으로 7년간 21조원을 쏟아붓는다.
현대차는 14일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푸네 신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데벤드라 파드나비스 마하라슈트라주 총리 등 현지 주요 인사들도 함께했다.
정 회장은 환영사에서 "30년 전 처음 인도에 진출했을 때부터 현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했고 현지 첫 차종인 '쌍트로'를 출시한 이후 인도는 글로벌 성장과정에서 핵심축이 됐다"며 "푸네공장 준공식은 인도 현지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진출 30주년을 맞은 올해는 현지 누적판매 1000만대 돌파도 눈앞에 뒀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3분기말 기준 인도 내수 누적판매량은 988만4960대로 집계됐다. 지난달 인도 내수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0.9% 증가한 5만7166대였다. 수출을 포함한 전체 판매량은 7만7916대로 역대 월간 최다기록도 세웠다.
푸네공장의 현재 연간 생산능력은 17만대로 2028년 25만대, 2030년 32만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첸나이 1·2공장(82만4000대)을 포함한 현대차의 인도 생산능력은 현재 99만4000대에서 2030년 114만4000대로 늘어난다. 기아 아난타푸르공장(43만1000대)까지 합하면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연간 150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는 푸네공장에 AI(인공지능) 기반 균열감지시스템을 비롯해 용접작업을 담당하는 산업용 로봇 200여대를 도입했다. 신입직원 교육에 AR(증강현실)기술도 활용 중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이날 준공식에서 올해부터 2032년까지 7년간 인도 내 연구·개발 역량과 부품공급망을 강화하고 미래 모빌리티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155억달러(약 20조70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신규차종에는 현지시장에 맞춘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하고 인도 이륜차업체 TVS와 공동개발 중인 전기삼륜차는 내년 말 상용화를 추진한다. 관계사와 공동으로 현지투자 전문법인 설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인도 투자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높은 시장성장 가능성이 있다. 인도는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의 자동차시장으로 인구가 14억명이 넘는다. 반면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대수는 주요 자동차시장보다 적어 소득증가와 도로 인프라 확충에 따라 신차수요가 확대될 여지가 크다.
정 회장도 인도사업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날은 정 회장이 취임한 지 6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1월에도 인도를 방문해 현지 공장들을 점검하고 인도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홈브랜드 전략'을 강조했다.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와 특성을 반영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현대차는 2030회계연도까지 신차와 상품성 개선 모델 26종을 선보이고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인도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인도 내수시장 점유율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전체 판매에서 SUV 등 유틸리티차량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인도사업 확대는 국내 부품업체의 현지매출 증가로도 이어진다. 현대차·기아와 함께 인도에 진출한 국내 부품업체는 2011년 68개에서 푸네공장 준공을 계기로 120여개로 늘었다. 성우하이텍의 인도 매출은 2019년 3458억원에서 지난해 5346억원으로 5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연이화와 HL만도의 인도 매출도 각각 97%, 90% 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