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청년들 앞에선 최태원 "제가 20대로 돌아간다면?"...다함께 빵 터졌다

최경민 기자, 김지현 기자, 박한나 기자, 김도균 기자
2026.10.17 09:30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6일 EBS '위대한 수업'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EBS 방송 캡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2~16일 EBS '위대한 수업'에 강연자로 나섰다. 주제는 'AI(인공지능)와 새로운 자본주의 그리고 청년'이었다. 그는 닷새에 걸쳐 △AI 활용 △AI 교육 △AI와 노동의 가치 등과 관련한 자신의 지론을 설파했다.

모두가 AI 직접 만들고 써봐야

우선 최 회장은 'AI 네이티브 사회'가 되기 위한 과제로 "우리 모두가 AI를 만들어보고,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AI 모델의 성능 경쟁을 넘어 개인과 조직, 도시와 국가가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실질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최 회장은 "AI 산업은 에너지에서 반도체, 인프라, 파운데이션 모델,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어지는 '풀스택(full-stack)' 구조를 갖는다"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애플리케이션"이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국민 1인당 AI 에이전트 하나씩을 두고, 이들이 우리나라의 데이터를 모아 어떤 문제가 있는지 찾아낼 수 있다"고 힘을 줬다.

그는 "500명, 1000명 규모의 조직이나 동아리에서도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정보를 어떻게 넣어 무엇을 할 것인지 실험해볼 수 있다"며 "어린 아이라도 AI를 자꾸 써보고 어떻게 발전하는지 계속 쫓아가는 사람은 앞단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졸업장 보다는 생각하는 힘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최태원 SK 회장과 치맥회동을 하고있다. 2026.06.07.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AI 시대의 교육과 관련해서는 "이렇게 말하면 좀 충격일 것인데, 앞으로는 굳이 대학 졸업장이 필요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학을 나오는 것 보다 AI를 어떻게 활용하는 지 여부가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그렇다고 공부를 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성공한다고 얘기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문제 해결 능력, 질문을 던지는 능력, 생각하는 힘, 공감하는 힘, 적응의 능력이 더 뛰어난 사람에게 사회와 기업이 잡(job)을 더 주려고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시대에 단 하나의 포맷으로 사람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 통할 수가 없다. 학점을 잘 받는 우등생이 훌륭한 학생이라고 해온 것은 산업시대의 낡은 관습"이라며 "AI 시대의 학교는 배우는 장소가 아니라 실험하는 장소로 바뀌어야 한다. 기회가 되면 AI를 갖고 무엇이든 만들어보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개인이 회사를 선택하는 시대

AI 시대의 노동의 가치에 대해서는 "여태까지 한 회사에, 한 직종에, 한 부서에서 정해진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게 일자리고 노동이었다"라며 "그런데 이제 AI를 활용하면 하면 1~2시간이면 생산성을 맞출 수 있는데, 6시간 정도는 회사에 있을 이유가 없어진다"고 진단했다.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9일 오후 전남광주 서구 벽진동 주변 광주군공항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예정지를 방문하고 있다. 2026.10.09. leeyj2578@newsis.com /사진=이영주

최 회장은 "돈을 벌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직업을 갖고 더 많은 일을 할지는 개인의 선택"이라면서 "지금까지는 정규직, 계약직 이런 방식으로 일을 했지만 이제는 자신이 자기 일을 디자인 해야 한다. 미래에는 누군가에게 고용을 당하는 게 아니라, 내가 회사를 선택하는 자유가 선택권으로 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년을 향한 조언

최 회장은 자신의 강연 중 상당 시간을 청년을 향한 조언에 할애했다. 그는 AI 시대에 젊은 세대가 길러야 할 역량으로 △생각하는 힘 △공감 능력 △적응의 근육 △바디 스킬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실패를 딛고 다시 도전하는 능력도 주문했다.

그는 "생각하는 근육을 길러야 한다"며 "남이 가르쳐주는 걸 배웠다는 것은 이제 소용이 없다. 내가 문제를 정의하고 내 방식대로 해결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패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다 구축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AI가 진화하는 속도에 비춰 보면 오히려 뒤처져 버릴 가능성이 크다"며 "실패를 하고 난 다음에 적응하는 회복탄력성과 쉽게 일어나고 또 도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대로 돌아가면, 솔직히 더 놀았을 것

최 회장은 자신부터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어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 에이전트 한 개를 만드는 게 아니라 다양한 에이전트를 만들어서 일하는 데 쓴다. 일정이라든가 보고사항 들어온 걸 전부 정리한다"라며 "모든 직원한테 다 AI 에이전트를 하나씩 만들라고 얘기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 개회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9.21. photo@newsis.com /사진=류현주

AI 외에도 사회적 가치, 한일 경제협력 등 자신의 평소 지론 역시 TV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직업으로 해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문제 해결의 기초적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과는 협력하는 정도의 레벨이 아니라 경제 공동체까지 발전하는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도 했다.

마지막으로 본인이 20대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할지를 묻는 질문에 "무조건 창업을 해서 대한민국 혹은 인류에게 가장 난제라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그 문제를 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에는 "그렇게 말하는 건 너무 멋진 말이고, 아마 더 놀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게 더 맞는 얘기일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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