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부터 히트펌프까지…미래 에너지 기술 한자리에

권다희 기자, 김지현 기자, 박한나 기자, 최지은 기자, 이정우 기자
2026.10.28 16:18

[SEP 2026]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 2026'가 열리고 있다. /사진=이기범 leekb@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 입구에 들어서자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은빛 소형모듈원자로(SMR) 모형이 관람객을 맞았다. 내부 배관과 주요 설비를 재현한 모형 너머로는 해상풍력터빈이 전시장 천장을 향해 하얀 날개를 뻗었다.

이날 개막한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SMART ENERGY PLUS·SEP) 2026'에서는 AI(인공지능) 시대 전력 수요 증가와 에너지 전환에 대응하는 기업들이 기술과 해법을 제시했다. 풍력·원자력 발전, 초고압 전력기기부터 히트펌프, 전기차와 수소전기트램까지, 전기를 만들고 나르고 사용하는 기술이 한자리에 모여 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보여줬다.

두산 에너빌리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두산에너빌리티 부스에서는 뉴스케일파워의 SMR 모형과 전용 공장 조감도가 눈길을 끌었다. 파란색 벽면에는 '세계 최초 SMR 전용 제작 시설'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새겨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경남 창원에 SMR 전용 공장을 추진 중이다. 대형원전 주기기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SMR 제조 거점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한국형 대형원전 APR1400과 380㎿(메가와트)급 가스터빈, 국내 저풍속 환경을 겨냥한 10㎿급 해상풍력발전 터빈까지 원전·가스터빈·풍력을 아우르는 발전 포트폴리오를 펼쳤다.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 2026'를 찾은 참가자들이 유니슨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유니슨 부스에서도 국산 해상풍력 터빈 기술이 관람객을 맞았다. 자체 개발한 10㎿급 해상풍력터빈 'U210'은 기어박스 없이 발전기를 직접 구동해 고장 위험을 줄일 수 있게 설계됐다. 실제 터빈의 날개가 회전하며 그리는 원의 지름은 210m에 달한다. U210은 지난 8월 시제품 실증과 발전을 시작했고, 내년 1분기 국제표준에 따른 형식인증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HD현대 일렉트릭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생산한 전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은 HD현대일렉트릭 부스에서 만날 수 있었다. 대표 제품은 420㎸(킬로볼트)급 육불화황(SF6)-프리 가스절연개폐장치(GIS)다. 회사 측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 세 번째로 개발한 제품이라 소개하며 초고압 전력기기 기술력을 강조했다.

배전 분야의 핵심은 직류(DC)였다. 데이터센터와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직류 기반 설비가 확대되면서 교류와 직류를 반복 변환하는 과정의 손실을 줄이는 기술이 중요해지면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상 전류를 끊는 차단기부터 과전압 보호장치, 디지털 전력계측기까지 DC 배전 제품군을 선보였다. ESS 분야에서는 전남 신안 사업을 통해 설계·구축·계통 연계 역량을 알렸다.

LG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전기를 사용하는 방식의 변화는 LG전자 부스에서 확인이 가능했다. 히트펌프 보일러 'LG 써마브이'는 전기로 공기 중의 열을 끌어와 냉·난방과 온수를 공급한다. 화석연료를 직접 태우는 보일러를 대체하는 기술로, 투입 전력 대비 약 4~5배의 열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제품을 살펴보던 대학생 오윤석씨(23)는 "화석연료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공기 중의 열에너지를 활용해 냉·난방은 물론 온수까지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기술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인상 깊었다"고 했다.

현대로템 부스에서는 가상현실(VR) 장비로 수소전기트램의 객실과 운전석을 체험할 수 있었다.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를 결합한 트램은 차량 내부에서 전력을 생산해 전력공급선 없이 운행이 가능하다. 라이다·카메라로 전방 장애물을 감지하는 철도차량용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소개했다. AI로 사람과 구조물을 구분하고 보행자의 선로진입 가능성을 판단,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리는 기술이다.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에너지플러스 2026' 개막식에서 강호병 머니투데이 대표, 성기홍 대통령비서실 홍보소통 수석, 국회수소경제포럼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조상현 코엑스 대표이사, 김동철 두산에너빌리티 부사장, 하헌철 육군본구 군수참모부장 등 내빈들이 스마트모빌리티 공동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창현 chmt@

완성차 부스가 모인 공간은 '그린 모빌리티쇼'를 방불케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 G클래스는 '지바겐' 특유의 각진 외관을 유지하면서 동력원을 전기로 바꾼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벤츠 디 올 뉴 일렉트릭 CLA(벤츠)와 더 뉴 BMW iX3, 포르쉐 타이칸 GTS(전기 스포츠카), 폴스타 4 쿠페 등 전기차 최신 모델들을 찾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뷰익(GM)의 신차인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엘렉트라 E7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기아는 승객 수송과 물류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목적기반차량(PBV) PV5를,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를 각각 전시했다. 관람객들은 직접 문을 열고 운전석과 뒷좌석에 앉아보며 차량별 특징을 비교했고, 학생들은 가방을 차량 옆에 내려놓고 앞다퉈 운전대를 잡거나 서로 기념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강호병 머니투데이 대표,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조상현 코엑스 대표, 하헌철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 김동철 두산에너빌리티 부사장, 허정환 현대자동차 부사장, 류근찬 HD현대 부사장 등 내빈들이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플러스 2026' 개막식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자동차 부스 못지않게 관람객의 시선을 끈 것은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이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개발한 스팟은 한층 활달해진 움직임으로 전시장에 생동감을 더했다. 네 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이는 시연은 전시 차량에 올라타 보는 체험과 또 다른 볼거리가 됐다. 전기차와 수소전기트램에 로봇까지 가세하면서 전시장은 미래 이동 기술을 가까이서 접하는 무대로 꾸려졌다.

국회수소경제포럼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와 코엑스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30일까지 코엑스 B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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