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와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소주로 이어지면서 미국 시장을 둘러싼 주류업계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이 한국 소주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주류기업들도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비맥주가 미국에 소주를 수출하기 시작한 데 이어 미국 현지 주류기업도 자체 개발한 한국식 소주 브랜드를 내놨다.
7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미국행 소주·기타 리큐르 합산 수출액은 2893만달러(약 387억3000만원)로 전체의 30.2%를 차지했다. 이는 2위 일본(19.1%), 3위 중국(14.4%)을 앞선 것으로 일본 수출액보다 약 1.58배 많다. 미국은 수출액 합산 기준으로 2023년 일본을 제친 이후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미국행은 전체 소주 수출이 주춤한 가운데에서도 나홀로 증가세다. 지난해 소주·기타 리큐르 제품 전체 수출액은 1억9694만달러(약 2636억4800만원)로 전년 대비 1.7% 줄어들었지만 미국 수출액은 5313만달러(약 711억2400만원)로 8.9% 증가했다. 미국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23.5% △2024년 24.3% △지난해 27.0%로 꾸준히 늘어났다. 올해 1~7월 기준으로는 30%를 넘어섰다.
이에 국내 주류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방탄소년단(BTS) 뷔를 진로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해 해외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뷔와 함께한 '마이 페이보릿 진로' 캠페인의 광고 영상과 숏폼 콘텐츠 등은 전체 조회수가 최근 5억뷰를 넘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 수출용 소주 '찰랑'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제주소주 인수로 확보한 생산 기반을 활용해 소주 수출에 나선 것이다. 제품은 과거 제주소주가 '푸른밤'을 만들던 오비맥주 제주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미국 기업도 한국식 소주 시장에 진출했다. 버번·위스키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 증류주 기업 '사제락'은 최근 자체 개발한 소주 '달호'를 출시했다. 달호는 한국어의 달과 호랑이를 조합한 이름이다. 오리지널과 복숭아·딸기·리치 등 네 가지 맛으로 출시됐다. 사제락은 375㎖ 병과 함께 50㎖ 소용량 두 가지로 출시해 소주를 처음 접하는 소비자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구매 문턱을 낮췄다.
미국 내 주류판매는 한국처럼 감소하고 있지만 한국식 소주만큼은 판매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팝과 영화·드라마 등 문화에 대한 관심이 이색적인 한국 음식과 술을 경험하려는 수요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IWSR은 2024년부터 2029년 사이 미국 내 소주 판매량이 연평균 16%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증류주 판매량은 2%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 국내 주류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한국식 소주가 차지하는 절대적 비중 자체는 작지만 한국 문화에 대한 영향력 덕분에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