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일 대규모 공공기관 지방이전 방침을 발표하며 공공부문 효율화 의지를 밝혔다. 한국전력 산하 5개 발전 자회사와 4개 항만공사를 통합하는 등 109개 공공기관 감축을 통해 중복기능 정비와 구조개혁을 추진한다고 한다. 기관 별로 논란도 있지만 큰 틀에서는 긍정적인 분위기다.
다만 지방이전 문제는 제대로 하려면 살필 것이 한둘이 아니다. 이른바 '5극 3특' 국가균형성장 구상에 따라 350여 개 중앙행정기관과 약 15만명이 이삿짐을 싸는 대역사다. 이전 1차 공공기관 이전보다 규모가 크다. 그래서 당시 나타난 과열 유치 경쟁의 부작용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1차 이전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이후 2019년까지 이어져 150여 개 기관과 5만여 명의 종사자가 세종시와 10개 혁신도시로 흩어졌다. 지역민의 성화와 지역별 균등 분배 원칙에 치우쳐 성과가 미흡했다는 평가다. 산업연구원 등의 분석에 따르면 가족 동반 현지 이주율이 70% 정도에 머무는 등 수도권 인구분산,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쓸모없다'는 정책 무용론이 여태껏 뿌리깊게 남은 것도 이런 실패와 무관하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구민,의원들은 알짜 공공기관 유치에 이미 달려들고 있다. 이번 이전은 더욱더 원칙에 충실해야 하는 배경이다. 공공기관의 특성과 지역 전략산업, 기업 및 연구개발 인프라 간 연계성을 고려해 산업의 집적효과를 높이는 쪽으로 힘써야 한다. 공공기관 종사자와 가족을 위해 교통·교육·주거·의료 등 정주 여건을 잘 살펴야 함은 물론이다.
공공기관을 분산 배치한다고 균형발전이 저절로 달성될 리 만무하다. 양질의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할 기업을 유치하는데 공공기관이 마중물이 돼야 한다 . 공공부문의 지역 이전은 균형발전의 출발점일 뿐이다.
경계할 것은 정치 바람에 편승한 나눠먹기식 속도전이다. 공공기관 이전은 선거 때마다 지역 표심을 겨냥한 공약으로 애용됐다. 지역 산업생태계에 적합해 집적효과를 낼 기관을 골라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량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 인구 유입 같은 선순환을 만들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