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 등 거래세 부담은 낮추고 재산세 등 보유세의 역할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지방세제 개편안에는 주택 취득세의 일반 세율을 낮추거나 보유세를 높이는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정부는 지방재정 여건을 고려해 일률적인 세율 조정보다 청년과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 등 필요한 계층에 혜택을 집중하기로 했다.
26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6년 지방세제 개편안'에 따르면 현재 1~3%인 주택 일반 취득세율은 그대로 유지된다. 재산세 역시 현행 과세체계를 유지한다.
대신 취득세 '핀셋 감면'은 확대했다. 만 40세 미만 청년(만 19~39세)이 생애최초로 주택을 취득할 때 감면 한도를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높이고, 주거용 오피스텔까지 생애최초 취득세 감면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일반 취득세 1~3% 세율을 더 낮추는 내용은 이번 개편안에 없다"며 "한정된 지방재원 아래에서 전체 취득세율을 낮추기보다는 지원이 더 필요한 대상을 특정해 혜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세 부담을 낮추고 보유세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왔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최근 발표한 '2026 한국경제보고서'에서 한국 부동산 세제를 거래세 중심에서 보유세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한국의 부동산 관련 세수는 GDP(국내총생산)의 3.0%로 OECD 평균 1.6%의 두 배에 가깝다. 문제는 세금 자체의 규모보다 구성이다. OECD 국가들은 평균적으로 전체 부동산 세수의 약 56%를 보유세로 걷지만 한국은 29.4%에 그쳤다. 반면 한국은 거래세 비중이 50.4%에 달한다.
OECD는 거래세 비중을 줄이고 보유세 비중을 늘리는 '세수 중립적 전환'이 주거 이동성을 높이고 주택시장의 마찰을 줄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보유세 확대는 한국 주택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과거 부동산 경기 상황에 따라 취득세 부담 완화를 추진해왔다. 2011~2012년에는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했다. 2022년 말에도 2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를 폐지하고 3주택 이상 중과세율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개편에서는 일반 취득세율을 일괄 인하하는 대신 정책 대상을 선별했다. 취득세가 지방정부의 주요 세원인 만큼 한정된 지방재원 안에서 전체 세율을 낮추기보다 실수요자 지원에 집중하겠다는 게 행안부의 설명이다.
보유세 강화도 추진하지 않는다. 재산세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고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세대 1주택자에게 세율을 0.05%포인트 낮춰주는 특례는 오히려 2029년까지 연장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재산세는 현재 세금을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고 그대로 운영한다"며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특례세율도 연장해 혜택을 계속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