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차룰' 싸움 붙이고 영상찍어 팔았다...중계되는 '학폭'

정인지 기자
2026.09.09 12:00

언어폭력 줄고 집단따돌림·신체폭력 늘어

이지혜 디자이너 /사진=이지혜

야차룰(합의 하의 맨주먹 싸움) 등 새로운 학교폭력 유형이 유행하는 가운데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이 6년 연속 상승했다. 반면 가해자 응답률은 하락해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피해율 6년째 상승...동일 행위에 대한 인식 차이도

교육부는 16개 교육청과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390만명을 대상(응답률 81.9%)으로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정부는 매년 2회 조사를 하고 있다.

피해자 응답률은 지난해 1차 대비 0.4%P(포인트) 상승한 2.9%였다. 코로나19(COVID-19) 기간이었던 2020년 0.9%를 바닥으로 매년 상승 중이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5.7%, 중학교 2.3%, 고등학교 0.8% 순이었고 초등학교가 0.7%P로 가장 크게 뛰었다.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37.8%) △집단 따돌림(17.1%) △신체폭력(15.7%) △사이버폭력(7%)순이다. 언어폭력이 1.2%P 감소하고 집단 따돌림과 신체폭력이 각각 0.7%P, 1.1%P 증가했다.

목격응답률은 6.7%로 지난해 1차 대비 0.6%p 증가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11%, 중학교 6.8%, 고등학교 2.6%였다.

가해응답률은 0.8%로 지난해 1차 대비 0.3%p 감소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1.6%, 중학교가 0.7% 고등학교가 0.1%였다.

다만 교육지원청을 통해 접수된 학교폭력 사안 접수 건수는 지난해 5만6880건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접수 건수 중 심의로 진행된 비중은 51.7%이며 심의 결과 '학폭 아님' 비중은 22.1%다.

교육부는 과거 외진 곳에서 행해지던 학교 폭력이 디지털 세상 등 공개된 곳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져 피해자와 목격자 응답률이 늘어난데 반해 가해응답률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한쪽은 학교폭력으로, 한쪽은 상호 간의 장난으로 인식하는 등 동일한 행위에 대해 인식차이가 있을 수 있다.

/사진제공=교육부
야차룰·스파링 대응책 마련 필요

학생들에게 억지로 야차룰·스파링을 시켜 동영상을 찍고 이를 판매하는 등의 신종 학교폭력도 일어나고 있다. 야차룰은 상호 합의했다는 명분으로 처벌을 피하는 싸움을 하겠다는 의미다. 온라인에서 유행하기 시작해 청소년 사이에서도 번지고 있다. 그러나 야차룰을 지시하거나 부추긴 학생과 상해를 입힌 학생 모두 학교폭력과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교육부와 경찰청은 지난달 '야차룰' 경보(신종 유형 발생경보 제11호)를 발령·전파했다. 사회 질서에 반하는 계약은 법적 효력이 없으며, 영상촬영·유포 등의 행위도 명예훼손, 개인정보 침해 등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싸움을 유도하거나 방조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야차룰은 각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심각성, 고의성, 지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일률적으로 이런 처벌을 받는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에서 엄격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상 판매·유포 등은 피해 학생을 도구화하는 질이 나쁜 행위로 판단하고 관련 부처와 제도 개선도 협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올해 2학기부터 운영되는 학교폭력 예방 어울림 더하기 선도학교를 중심으로 체험·실천 중심 학교폭력 예방 교육 모델을 확산하고 대한상공회의소 등과 협력해 맞벌이 직장인 학부모를 위한 찾아가는 직장교육을 확대한다.

성윤숙 한국청소년정책선임연구원은 "일상적인 디지털기기 사용이 증가하면서, 청소년들이 타인과의 직접적인 대면관계 형성 경험이 부족하고 공감 역량도 저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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