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5·18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빚은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의 제명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국회 본회의에서 제명 촉구 결의안까지 통과시켰지만 실제 징계를 심사할 윤리특별위원회 구성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민주당은 의원 직무정지와 윤리특위 상설화를 위한 입법 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전날 부산 사상구에서 열린 박홍배 의원 지역사무소 개소식에서 국민의힘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신과 김 전 대통령이 스스로 규정한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한 것이 맞다면 이진숙을 내쫓고, 아니면 김 전 대통령의 사진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5·18 정신 계승을 문민정부의 가장 중요한 업적으로 세우고 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았는데, 김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은 5·18 정신을 반대하는 것을 넘어 완전히 뭉개려는 이 의원을 끌어안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앞서 국회는 민주당 주도로 '이진석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도 의결했다.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결의안은 재석 의원 159명 가운데 찬성 157명, 반대 1명, 무효 1명으로 가결됐다. 다만 해당 결의안은 실질적인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에 그친다. 실제 제명을 위해서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하는 이 의원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며 "윤리특위가 구성되는 즉시 이진숙 의원의 징계안을 심의하고 필요한 징계 조치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22대 국회 들어 윤리특위가 한 차례도 가동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국회 운영위원회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6명씩 참여하는 구성안을 의결했지만 비교섭단체 배제와 여야 동수 구성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윤리특위 구성은 여야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데 국민의힘이 동의하지 않으면서 1년 넘게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며 "현재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여당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떠나 22대 국회가 절반을 넘겼는데 징계 기구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국민에게 매우 좋지 않은 인상을 준다"며 "내부에서는 구성 정수 등을 둘러싼 문제가 있겠지만 밖에서 보기에는 의원들이 자신들의 징계 문제를 봉쇄한 채 묵히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어떤 방식으로든 이제는 윤리특위를 구성할 때가 됐다"며 조정식 국회의장이 여야 협의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윤리특위 가동과 함께 입법을 통한 우회로도 모색하고 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국가적으로 진상이 확인된 민주화운동과 국가폭력 등을 중대하게 왜곡한 국회의원의 직무를 최대 1년간 정지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대표도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직무정지 기간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출석·발언·표결, 법안 발의, 국정감사·국정조사 참여 등이 제한된다.
윤리특위를 상설화하는 국회법 개정안도 최근 국회 운영위 소위원회 심사에 회부됐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해당 법안은 비상설 특위로 운영되는 윤리특위를 상설위원회로 규정하고 각 정당 의석수에 비례해 구성하는 내용이다. 당초 윤리특위는 1991년 상설상임위로 만들어졌지만 20대 국회인 2018년 7월 국회법 개정으로 비상설 위원회로 전환됐다.